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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지역영상문화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경제'

글_박민욱 & 허경 /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편집자 주] 지역에서 미디어교육, 독립영화전용관 및 공동체상영, 대안적 영상제작, 공동체미디어 활동 등 영상문화 활동을 민간단체가 지속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지역미디어센터와 달리, 자립적인 조직운영을 하는 영상문화단체가 많다. 또 지역미디어센터를 지자체로부터 수탁운영하고 있는 민간단체 역시 지역의 영상문화단체로서의 장기적 발전방안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모색을 하고 있다미디어스코프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듯이, 사회적 기업/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지역 영상문화활동/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영상문화단체들의 현황과 고민을 나누는 좌담회를 진행했다전국 각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존재는 지역영상문화생태계의 기반이 될 것이고, 그래서 지역영상문화정책은 사회적 경제 정책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

 

진행 : 허경(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

  

참석(가나다 순)

 - 권현준(대구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 )

 - 성중곤(전주시민미디어센터 대표)

 - 이순학(문화콘텐츠그룹 잇다 대표)

 - 박민욱(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

 - 변해원(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

 

 

 

  

 

허경) 사회적 경제 정책 영역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지역 영상문화/미디어/독립영화 단체들이 지난 10년 동안 많이 생긴 것 같다.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있고, 지자체에서 지역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 등 정책/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또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전망을 만들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역이 사회적 경제 정책영역에서 또 지역 영상문화 정책영역에서 주요 의제로 제기되고 있지는 못하다. 오늘 이 자리는 이와 관련한 지역의 경과/상황/고민들을 공유하고 과제를 뽑아보기 위한, 작은 시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먼저 각자의 상황들을 공유해 보도록 하자.

 

 

이순학)잇다2013년에 설립한 6년차 사회적 기업이며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영리 미디어 활동가들의 집단에 새 피가 수혈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의 청년들을 외부로 더 이상 유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했다. 현재 총 직원은 7명이고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0,30대 청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회사의 형태라서 운영진들이 부담하는 비중이 많긴 하지만, 협동조합과는 달리 빠르게 변형이 가능하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관심을 둘 수 있었다. 노동환경은 좋은 편이고, 내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하고 있어 근속 연수도 높고 직원들의 생산력도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고정매출은 주로 영상 제작 사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사업 및 문화관련 프로젝트/기획 사업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자랑을 하자면, 매년 고용노동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장관상도 타고 있다. 일자리 지원 사업이 올해 끝나기 때문에 다소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성중곤)진주시민미디어센터잇다의 성격과 공적영역인 미디어센터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 지원을 받지 않는 거의 유일한 지역미디어센터로서 2008년부터 10년째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법인으로 간주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되어 있고 현재 직원은 4명이다. 민간의 자원으로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많이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엔 혁신도시 공기업이 진주에 많이 들어왔고 지방선거 결과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면서 지난 성과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센터와 함께 지역 내에서 생활문화센터나 독립영화상영관 등의 역할을 같이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고, 만약 경남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진주에 들어온다면 역할의 조정도 불가피할 것 같아서 대응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권현준)대구경북영화영상협동조합은 영화관과 커뮤니티 시네마를 매개로 지역 사회에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자 탄생하였고, 현재 오오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은 25명 정도이고 영화관 직원은 4명이다. 블랙리스트 건 등으로 한동안 지원을 거의 받을 수가 없었는데,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근근이 버텨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역할이 수익창출보다는 공공의 성격이 강한 것이다 보니, 지금은 일반협동조합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구에서는 거의 첫 사례라서 진행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향후에는 일자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가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미디어센터를 위탁 운영할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대구의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미디어센터의 모델이 무엇인지, 지역의 (독립예술)영화관과 미디어센터를 함께 운영하면서 어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변해원)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센터 스태프들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센터의 운영 구조 자체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느껴왔기 때문에, 단체의 형태로서 미디어센터의 운영과 활동을 지역의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서 조합 추진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조합이 미디어센터를 운영하는 것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영상/문화/도시재생/사회적 활동 등과 결합하여 영역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많은 것들이 정해지지 않았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 단계이다. 또한, 스태프들 입장에서도 지금은 다소 수동적이고 사업기획/교육 베이스의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보다 주민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생각의 확장과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허경)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해 고민하시게 된 계기는 모두 다양하다. 한 가지 동일한 것은 지역미디어센터와 같은 다양한 시설운영을 포함해서, 그 지역의 영상문화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영역과 유형의 사업, 활동들을 고민하고 계시다는 거다. 여러분, 또 여러분의 조직에 그 지역의 영상문화생태계의 전략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다. 이 조직들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영상문화정책차원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변해원) 오늘 함께 하지 못했지만, 더 많은 영상문화 관련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있다. 또 부산에 플랜B처럼,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문화영역의 주체들도 많더라. 이들과 교류하고 벤치마킹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의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이런 사례들을 공부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박민욱) 지역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 등 중요한 사업이다. 그리고 이건 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지역의 정책적인 조건, 지역 내 다양한 주체, 시대적 흐름들을 고려하면서 계속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들을 운영한 주체가 튼튼해져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권현준) 그런 민간단체들이 지역미디어센터가 없는 곳에서는 그 역할을 실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텐데, 지원을 하는 정부나 공공기관들은 민간에 대한 불신이 있거나 지원사업시스템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운영비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영상문화분야 사회적 경제조직이 1명의 인력을 채용하면 영진위에서 추가로 1명의 인건비를 매칭해서 지원할 수도 있을 거다. 또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정책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원도 해야 한다. 사업영역별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책영역으로 구분된 지원사업의 재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또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특정단체만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문제다. 파이프라인이 '지역'으로 연결되어야지, 특정단체로만 연결되는 건 지역 내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

 

 

허경) 맞다. 그래서 지역에 대한 지원은 지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닌데, 영진위 같은 중앙정부 산하 전국적 중간지원기관이 각 지역의 주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는 내부 체계가 필요하다. 지역협치전담 담당부서 또는 전담기구 같은 것이 방법일 거다.

 

 

권현준) 너무 많이 나가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기금 자체도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영진위가 기초적인 것은 하되,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포괄예산 같은 것을 구분하고 지역의 주체들이 의논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변해원)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그 예산이나 사업을 받을 수 있는 단체의 자격을 어떻게 설정하고 확인하게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허경) 지역영상문화활동주체로서 우리의 위상에 초점을 맞춰 얘기를 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서 초점을 맞춰서 얘기해 보자.

 

 

이순학) 당연히 영상문화정책 차원에서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 내 문제의식은 사회적 경제 정책영역에서도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경제조직이 꽤 많다. 메세나협회 같은 곳이 이런 문화예술단체들과 기금을 연결해주면서 자원을 확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제도 속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영역은 존재감이 매우 미약하다. 사회적 경제 정책 영역 안에서 미디어, 영상문화 관련 주체, 영역을 특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변해원) 사실 이런 고민이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지역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추구하는 목표, 사업의 영역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매출의 대부분을 영상제작으로 하고 싶지는 않은 거다.

 

 

성준곤) 그렇다. 그래서 원래 우리가 하고 있는 영상문화, 미디어활동이 사회적 경제 정책안에서 성과 또는 실적으로 치환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만드는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보조금사업으로 진행하는 미디어교육사업은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이걸 바꿔야 한다. 경남도하고 하는 사업 중에, 도에서 카드로 결제해주는 사례가 있다. 우리는 참여자수 등 교육결과만 보고하면 되는 거다.

 

 

이순학) 그래서, 우리가 하는 활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지표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미디어교육 활동의 성과가 사회적 기업이 내는 사회적 가치로 환원되고 이게 인정된다면, 사회적 경제 영역의 기금들이 우리 영역으로 올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보는 거다. 미디어교육은 지역미디어센터에서도 하지만, 민간단체에서도 해야 하는 것이고, 민간단체 중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이를 수행하고 사회적 경제정책 차원에서 인정받는다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성중곤) 그 성과를 확인할 때,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쉬운 작업은 아니겠지만, 지역미디어센터에서 해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이순학) 또 하나, 방안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진흥위원회가 미디어교육, 영화교육과 같이 국민들을 위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공공구매 형태로 수행하는 것이다. , 보조금사업을 공모하여 주는게 아니라, 미디어, 영상문화분야 사회적 경제조직에게 공공구매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지 않나. 또 지역에서 함께 하는 활동가들은 청년이 많다. 지역의 독립영화감독들도 청년이 많다. 청년일자리도 실제로 만들어 내고 있는 거다.

 

 

허경) 지금까지 사회적 경제조직인 지역영상문화단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봤다. 지역영상문화정책의 측면과 사회적 경제정책의 측면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여기 모인 분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 많은 동료들이 있다. 두 가지의 정체성을 가지고, 두 가지의 정책영역을 두루 살피면서, 교류하고 공동으로 발언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어차피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정책영역은 만날 수 밖에 없다. 그 복잡하지만 중요한 DNA가 여기 모인 분들과 조직에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