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 시흥극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글_김상신 및 김아미 /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


[편집자 주] 1980~1990년 대에 동시상영 극장이었던 구 시흥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시흥시 신천동 일대 소래산 첫마을, 새로운 100사업에 포함되어 있는 구 시흥극장 문화재생 프로젝트는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의 조성을 도시재생 및 마을공동체 정책과 연계하는 사례로 시민중심의 지역 영상문화활동의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시흥시의 도시재생정책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김상신 센터장과 김아미 담당자를 만나 보았습니다. 인터뷰 당일은 구 시흥극장(이하, 시흥극장)’공간에서 해설이 있는 시네마 클래식 콘서트와 시흥 출신의 여배우 황정순 특별전시 시흥을 사랑한 여배우 황정순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시흥극장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 소개와 각자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김상신 센터장 : ,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는 지난 20168월 시흥시에서 도시재생활성화를 위해 재단법인으로 설립한 기관입니다. 그리고 저는 센터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아미 담당자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재생/마을만들기팀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아미입니다. 시흥극장 문화재생프로젝트에서는 기획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김상신 센터장, 좌)김아미 담당자

 

 

Q. 폐관한 극장이라고 해서 쓰지 않은 공간인 줄 알았는데, 오늘 와보니 행사가 열리네요. 이 공간의 현재 상황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상신 센터장 : 이 건물은 3층이고 3층은 극장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입니다. 시흥극장은 80년대말부터 극장으로 운영되었는데요, 90년대까지 영화관으로 운영되며 연평균 3만여명이 관람하던 시흥시 유일의 극장이었습니다. 폐관된 후 한때 교회 건물로 이전되어 사용되다 오랫동안 공실로 남아있었습니다. 마침 교회에서는 객석과 영사실 공간 등 공간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 사용해서 영화관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후 2016년부터 지역 주민들이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흥극장의 복원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올해 8월 시흥시가 시민자산화 공간으로 약 6억원을 들여 매입했습니다. 2018년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구 시흥극장'이 자리한 건물 외관 

 


영사실에서 바라본 상영관 모습



Q. 말씀하신 시민자산화라는 용어에 대한 궁금증이 많습니다. 기존의 문화시설 등은 지자체에서 조성하여 민간에게 운영위탁을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시흥시 또는 지원센터가 생각하는 시민자산화는 어떤 개념이고 취지를 가지고 있는지요?

 

김상신 센터장 : 그동안 지방정부가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공간을 시민들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여러 한계가 많이 있어왔습니다. 또한 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공간을 시민 참여를 통해 시민공간으로 소유하거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구요. 이를 위해 최근 시민자산화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시흥시에서는 공적공간이 단지 시 행정에서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시민들의 공유자산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을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관이 함께 학습모임도 했고, 2017년에는 청년혁신기업과 연계하여 1호 시범사업도 시행한 바 있습니다. 물론 시민자산화의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비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앞으로 시민자산화의 가치를 담은 공간 운영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시행정, 주민, 문화예술인, 전문가 등과 함께 세워나갈 예정입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자산화라는 것 역시, 그 취지에 맞게, 주민들과 함께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흥극장의 시민자산화 모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앞으로 어떤 과정이 진행될 예정인지요?

 

김상신 센터장 : 현재는 시흥극장을 시민자산화를 통한 복합문화예술극장으로의 복원하는 큰 방향만 세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내년 초에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세워나갈 예정인데요, 그 과정에서 시흥극장 활용의 세부적인 방안이 관련하는 여러 분들의 참여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도시재생뉴딜 지원사업중 주민참여 프로젝트팀운영 부분이 있는데요, 필요한 과제를 주민들을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와 행정,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이 참여하여 기획하고 세부계획을 세워나가는 과정입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이러한 방식으로 시민자산화 모델의 밑그림이 그려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소래산 첫마을, 새로운 100년'


 

Q. 오늘 진행될 행사인 구 시흥극장 문화재생프로젝트 상영중은 시흥극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재생의 과정을 함께 하기 위한 중요한 시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시흥출신이신 황정순 배우님의 전시가 인상적이고 재생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중요한 자원으로 보입니다. 오늘 행사의 취지와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아미 담당자 1980년대 최대 연간 15만명의 시흥의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하던 구 시흥극장입니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단순히 건축물의 복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진정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도시재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흥시민들의 기억을 함께 모으고 그 어디에도 없는 시흥만의 극장을 만드는 일에서 시흥 출신의 고 황정순 배우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처음 황정순 배우의 유가족 내외분들이 먼지가 자욱하고 불이 채 켜지지 않고 천장에서 전선이 내려와 있는 구 시흥극장의 공간을 보시고는 전시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셨습니다. 하지만 시흥극장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첫 출발에서 시흥출신의 배우 황정순 선생님의 이야기가 없다면 시흥시민들이 지역의 어떤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까요? 구 시흥극장이 CGV라는 기업극장과 어떤 차이를 가질 수 있을까요? 라며 긴 설득의 과정을 거쳐 기획자를 한번 믿고 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70mm 영화필름, 영사기, 대본, 의상 등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의 귀한 유품을 아무대가 없이 기꺼이 내어주신 덕분에 행사에 오신 많은 분들이 과거로 돌아간 듯 감동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황정순기념사업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극장입구에 전시된 오래된 카메라 

 


전시 중인 故 황정순 배우의 유품들



Q. 말씀을 들으면서, 개발하는 것이 아닌 재생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찾고 공유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문화적 재생의 경우 그 자원을 콘텐츠로 기획해내는 것이 공간의 매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김아미 담당자님께서는 문화재생과 관련한 활동경험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본인이 경험한 사례 중 하나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아미 담당자 충북 청주에서 옛 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창고인 동부창고 7개동을 문화거점으로 조성하는 문화적 재생사업을 담당했습니다. 1920년대 지어진 거대한 담배공장은 산업자동화가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폐쇄되었고 그 이후 약 50년 간 도시의 흉물로 남아있었습니다. 사람이 떠난 곳에 비둘기가 살기 시작하며 동부창고는 300평의 거대한 비둘기 집이 되어 더 기피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높은 펜스를 치고 매끈하게 공사를 하여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을 하는 것이 기존의 재생사업이었지만 이러한 방식은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공간 혹은 낯선 공간으로 재유휴화 되어 버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고개방SHOT!’ 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50년동안 굳게 닫힌 문을 열고 시민들과 함께 창고의 모습을 구경하고 다양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피하고 싶은 담배의 이미지를 세계로 수출한 품질 좋은 무궁화담배, 여공이셨던 어머니가 손으로 12개비씩 담은 담배 한 갑이야기, 월급날 공장문 앞에 장터가 열리고 통닭을 사서 집으로 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를 통해 담뱃잎창고는 흉물에서 우리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이야기로 변하고 우리들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역의 자산을 문화컨텐츠로 발굴하여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문화거점을 만드는 도시재생의 핵심이 아닌가 합니다

 '동부창고' 전체도면(출처 : 동부창고 홈페이지)

 

Q. 말씀을 들을수록, 시흥극장이 어떤 문화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질지 궁금해집니다. 주민들이 영상/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고 직접 만들고 서로 소통하면서, 지역과 공동체를 좀 더 좋게 변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다 보니, 복합문화공간이지만, 영상/영화/미디어와 관련된 활동도 일어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습니다. 다시 개관하는 시흥극장의 모습은 어땠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을 끝으로 듣고 싶습니다

 

김상신 센터장 : 시흥극장 건물은 현재 3층을 시흥시에서 매입했고, 2층 공간과 건물 리모델링 재정은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마중물 사업비로 제안해놓은 상황입니다. 또한 시흥극장이 있던 이 지역은 시흥시가 소래읍과 시흥군으로 있었을 때부터 읍사무소와 군청이 소재해있던 시흥시 원도심의 중심지역로서 근현대 역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또 많은 지역주민들이 극장으로서 이 공간을 추억하고 있기도 하구요. 따라서 시흥극장의 역사성을 살리되 현재의 시민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영과 공연, 전시와 같은 문화예술행사는 물론 작가들과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만나는 레지던시 활동도 좋고, 문화예술인이나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공방 등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도 좋겠지요. 미디어센터 기능도 필요한 일입니다.

 

김아미 담당자 다시 개관하는 시흥극장은 복합문화공간과 동시에 공유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실버세대를 위한 추억의 영화가 상영되고, 어느 날은 엄마 손을 잡고 어린이가 만화영화를 보러오는, 이렇게 다양한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또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시민들이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기도 하고, 연극을 만들어 공연을 하기도 하는 수동적인 관람자에서 확장된 인터렉티브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Q.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정책을 담당하는 영화진흥위원회도 시흥시와 지원센터의 시도와 노력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구 시흥극장 문화재생프로젝트가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문화정책, 영화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기관도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 감사드리고, 저희들도 열심히 응원하고 협력할 것을 찾아 보겠습니다.

 

김상신 센터장/김아미 담당자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