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와 사람들

재미동 이니까 재밌게! : 재미동 휘~

글_이진희 /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차장


안녕하세요. !재미동에서 상영과 홍보와 전시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이진희입니다.

!재미동에 딱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채워 나가고자 스리슬쩍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미동 100평에 달하는 개성 강한 공간들을 허전하지 않게 메워 나가고 있는 다섯 명의 어벤져스 군단 중 2호 입니다. ‘영상에 발담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재미동은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프로그램과 기초 교육을 지향합니다.

 

신문방송과 영상을 전공으로 삼았던 저는, 수업 시간 중에, 미디어센터를 견학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래지 않아, 다시 오!재미동에 오게 되었고, 그 때 와는 결이 다른 시간들을 이렇게 오래 재미동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일하기 전, 제게 재미동의 인상은 키치였습니다. 지렁이 의자가 있었고,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각각 영화나 책을 보고 있던 모습도, 어둡게 꾸며진 복도와 그 안에서 보았던 블랙 이와이의 피크닉이 남긴 인상도, ‘피블스를 만나요를 상영 했던 그 용기도. B무비랄지 마이너한 감성도 얼마든지 존중 받을 수 있는, ‘키치함’. 그것이 재미동의 커다란 매력이었고, 지금도 그 인상을 이으려는 노력은 이어집니다.


 

서울, 그 한 복판에서.

 

지방에서는 미디어센터의 존재 자체가 일정 부분의 사명과 의미를 가진다면 서울은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온갖 문화적인 활동이 자유로운 이 곳은, 미디어센터가 여섯이나 있고, 미디어센터와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들도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서울 한 복판, 3,4호선 환승역인 충무로역 지하 1층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는 재미동은, 환승하다가도 들를 수 있는 곳 입니다. 하여 굳이 지역을 기반 하지 않는 것 어떤 이름하에 너와 나를 가르지 않고, 누구나 환영 받는 것이 오!재미동의 특별함이기도 합니다.

 

충무로라는 단어가 아직도 관습적으로 영화씬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기는 합니다만, 충무로에는 영화를 기억할 만한 것들이 이제 거의 없습니다. 눈에 띄지도 않는 필름 모양 가로수같은 소소한 사업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안타까운 지경에 머무르고는 합니다. 시네마테크의 건축과 더불어 충무로에 영화색을 입히는 작업들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그 속에서 오!재미동은 ! 역시 충무로하는 시민들의 영화 그리고 문화 놀이터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아주 희한한 문화 공간, !재미동




!재미동이 갤러리를 본격 가동한 것은 20113. 쫓겨나갔다가 충무로역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부터였습니다. 새로운 공간의 기획 단계에는 부재했으나, 시공이 완성될 즈음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누가 보아도 이 것을 운영할 사람은 저 밖에 없는데 전시 경험이 일천하다는 것이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당시 오!재미동의 출간물 디자이너와 몇몇 작가님들과의 대화 그리고, 재미동의 위치와 정체성을 고려해 신진작가와 함께하는 전시장으로 방향성을 잡게 되었습니다. 미디어센터 이지만 시각예술을 표현하는 데에도 성역 없이 열려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고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오!재미동의 아카이브라면, 갤러리는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늘 같은 분이 찾아도 새롭도록 역동성을 부여합니다. 희한한 영상센터로서의 입지도 아마 갤러리에서 방점이 찍히는 것이겠죠.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할애한 지면이 너무 부족하답니다!

 

 

독립영화만?

이런 것 까지 신경 쓰는 건 아마 알 수 없었을 거에요!



!재미동은 자체적으로 아카이브를 운영하며 소소하게 아카이빙을 진행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카이브에서는 인디 밴드의 노래를 주로 선곡 하고 있습니다. ‘언니네 이발관처럼 메이저급의 노래들도 물론, 제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들으실 수 있습니다. 독립출판물 들도 여럿 만날 수 있습니다. !재미동 아카이브에서는 나게 독립’ ‘인디스러운것들을 모아 보여드리는 중입니다. 그러느라고 새로 나온 인디 음악을 찾아 듣고, 독립 출판물이 즐비한 작은 서점에 일부러 들르고 하는 것들을 통해, 문화씬을 두루 살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재미동에서 일하는 즐거움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항상 과도기 오!재미동

 

!재미동은 기존의 구획된 공간에서 한계를 느끼고 약간의 변화를 계획 중입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정제된 형태의 교육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고, 편집실도 기존 대비, 수를 줄이면서,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양새를 달리 할 예정입니다. 1인 미디어의 시대, 기존 미디어 리터러시의 함양이나 접근권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고, 어떻게 해석 할 수 있어야 건강한가에 대한 고민들이 접합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들은 그러한 고민에 대한 명료한 해답이 되어 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려 합니다.

 


어떻게든 즐거울테다



다들 저마다의 일과 주어진 역할이 있고, 그 만큼의 힘겨움과 고민을 안고 그 자리에 계시겠죠. 저도 오!재미동의 구성원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스스로 재미있는 활동들을 일과 접목시킬 수 있기를. 지난 5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서현우배우님을 저희 교육 프로그램 엔딩 크레딧 사람들 : 배우편강사로 모셨습니다. 씬에서 핫 한 배우님을 잘 모셨다는 외부의 호평도 있었지만, 배우님도 강의를 처음 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고, 저에게는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관과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힐링이 되어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센터에서 되도록 티 나지 않게, 사사로운 욕심을 투영해 가며 즐겁게 일하려 노력중이랍니다. 여기 저기 꼭 벤치마킹 하시기를 바라면서! 그것이 비록 마이크로 미니 일지라도, 소확행 늘 이루시면서. 건강하시고, 부모님 건강도 잘 챙기시는 비교적 편안한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