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SOC 알아가기

    최근의 정부정책에 관심을 두고 볼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키워드 포용국가, 소득주도성장, 도시재생, 그리고 이 글의 주제인 생활 SOC가 아닐까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생활 SOC는 다 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려 하면 ‘뭐지?’ 하고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나 문화예술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이 나와는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가, 관심 있게 깊이 들여다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잘 아는 것 같지만 잘 모르는 대상이 생활 SOC이다. 요즘 필자도 생각하고 연구하는 과정이어서 조금은 쉽고 짧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기본개념 들여다보기  먼저 잘 알고 있는 듯 느껴지는 SOC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SOC란 말은 Social Overhead Capital의 약자로 우리나라에선 사회간접자본이라고 번역되어 표현된다. 그리고 주요 사회기반시설(Critical Infrastructure), 공공 사회기반시설(Public Infrastructure), 공공자본(Public Capital), 공공사업(Public Work)등의 용어를 통해 사용되고 이해되고 있지만, 개념 규정에 대해선 학자들, 시간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 각 나라별 상황에 따라 논점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국내 학자들 대부분은 SOC의 개념을 경제활동 및 성장의 바탕이 되는 자본과 시설물이라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최근에는 좀 더 개념의 확장을 가져오는 경향인데, 이에 대해서는 생활 SOC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국SOC의 변화와 흐름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1기라 할 수 있는 ‘토건 SOC’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SOC 개념을 규정하는데 근본이 되는 논거와 현상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활 SOC를 출연하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1기 전후복구/경제개발/수출증대의 과제 위에서 진행된 SOC사업은 토건사업, 산업중심의 물류. 도로망 및 산업적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것 이었다. 이로 인한 반작용으로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의 황폐함, 중앙 집중 및 수도권 편중 현상으로 인한 지역인력부족과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가져오는 단초가 된 것이다.  생활 SOC의 등장  촛불혁명에서 탄생된 문재인 정부는 포용국가라는 큰 담론 아래에 그 동안 도외시되어 왔거나, 관행처럼 행하던 정책들의 재구성과 우선순위의 조정이 펼쳐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대표적인 정책이 ‘생활 SOC’라고 볼 수 있다. SOC의 개념 중 서구에서는 활발히 진행되었던, 우리가 물리적 ‘토건SOC’에 함몰되어 부수적 요소로 취급되던,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 공동체를 유지하고 성숙시키기 위한 개념’이 우선순위로 대두된 것이다.  생활 SOC의 배경과 분야  현재 정부는 우리 사회 변화 현상의 주요 배경으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개인들의 증가’, ‘산업의 저성장 돌입’,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을 삼았다. 대안으로 ‘워라밸’등 근로시간단축에 따라 개인 각자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여건으로 조성하고 시간적 여유의 환경 속에서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도록,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문화, 건강, 관광 등의 여가를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따른 방안으로는 거주여건 개선, 농어촌 지역의 소득 증대,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모색하는 것이다.  급속 성장에 따른 폐해, 개발 우선주의에서 당면하게 된 환경오염,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미세먼지, 각종 안전사고와 같은 일상의 위험요소에 대한 국민의 불안 해소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의 미래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비를 정책적 배경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투자분야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문화분야 생활 SOC사업 내용과 과제  문화 분야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모든 분야에 다 관련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좁혀서 생각해 보면 여가, 건강 활동과 지역 관광 인프라로 볼 수 있겠다.  여가, 건강 활동의 주요사업은 문화, 체육시설 등 편의시설 확충에 있다. 기존 문화 인프라 확충과 같다고 볼 수 있으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차이점이 보인다. 기존 문화 인프라 확충의 경우 신축에 방점이 있다면, 현 시점에서는 10분에서 15분 내에 접근이 가능한 시설물, 용도가 폐기되어 사용이 중단되거나 비어있는 시설 그리고 신축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공간보다는 ‘공유 거점화’를, ‘다양한 거점들 간의 협력 공유’를 지향하고 있다. 신축의 경우라도 복합화에 방점이 찍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 관광 인프라의 경우는 첨단 콘텐츠, 전시 시설 보강을 통하여 지역 문화자원 정비를 하고 국립공원, 생태공원 등에 자연 관광자원 활성화를 지원 할 수 있는 시설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 문화 분야 ‘생활 SOC’ 심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생활 SOC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정책이 확정되기 이전이고, 홍보가 안 된 상태에서 지원 되어진 프로젝트들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대다수는 기존 시설 개보수를 하겠다는 것과 지역에 미비한 문화 인프라를 신축하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아직은 기존 사업 계획에 ‘생활 SOC’를 입혔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 될 것이고 예산도 더 증액되었다고 한다. 문화 예술 관광분야에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당부 차원의 조언으로 마무리 하겠다.   첫째, 이 사업은 예술의 한 장르나 전문 분야로 국한해서 추진하던 기존의 사업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위에서 계속 주지해서 말한 바와 같이 예술의 진흥이나 예술 장르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획하기보다는 한 지역에서 공동체나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사업이 고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다양한 지역주체들과의 협업과 공유가 전제되어 추진체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협업과 기능의 분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간의 역할과 기능이 작동하여 공동의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정책의 초기단계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대다수의 무관심 속에서 정책이 추진될 경우 현장의 역동적인 의견이 빠지게 된다. 이럴 경우 보다 나은 환경과 효과가 반감되어 이후 수정하려고 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한다.  넷째, ‘생활 SOC’ 사업은 재정사업 즉, 지원 사업 모델이 아닌 독자적 운영모델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지역생활 경제 활성화 모델과 일자리 확산의 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과 현장을 창출하여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독자 시장을 만들고 진입에 실패한 문화 예술 시장에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글_이승훈 / (주)메타기획컨설팅 대표이사
  • 커뮤니티 BIFF – 시민 영화문화 플랫폼의 가능성

    ◆ 커뮤니티 BIFF라는 기획 커뮤니티 BIFF는 부산시 중구에서 펼쳐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부대행사 프로그램으로 시민참여, 관객주도형 영화제를 표방하며 액티비티 씨어터, 시네필 라운드, 커뮤니티 시네마, 해피투게더까지 총 네 개의 섹션을 운영했다. 또한 모퉁이극장을 포함하여 부산영화체험박물관, 퍼니콘,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문화재단 한성1918 등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 단체들이 다양하다는 점에서도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가진다.  액티비티 씨어터는 율동과 가무, 먹고 마시는 등 온 감각으로 영화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섹션으로 쇼타임, 취생몽사, 비프랑 키즈랑을 선보였다. 올해 아쉽게 축소되었지만 반려동물 입장 상영회, 보육맘들이 아이들과 자유롭게 드나드는 상영회, 관람 중 흡연이 가능한 상영회 등 비일상적 영화보기를 실험하는 특화된 프로그램들이 앞으로도 펼쳐질 예정이다. 시네필 라운드는 영화광을 위한 맞춤형 섹션으로 마스터톡에서는 관객들이 감독의 장면해설을 들으며 함께 영화에 빠져들었고, 대학독립만세에서는 대학영화인들이 만든 단편영화들을 상영하고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체험형 행사는 해피 투게더란 제목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시민과 영화인이 함께 진행하는 라디오 ‘bifFM2018’, 전국영화활동가포럼 ‘어크로스 더 시네마’, 어린이영화제작체험 ‘시네마스포츠’, 고(故)홍영철 기증자료 특별전을 비롯한 여러 전시회, 포차파티 시네객잔까지 이 모든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객을 수용자에서 능동적 향유자, 생산자로 견인하여 시민 관객들이 주도하고 즐기는 영화제의 기틀을 다지려는 기획이었다.   ◆ 커뮤니티 BIFF에서 모퉁이극장의 역할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모퉁이극장은 커뮤니티 BIFF의 수행단체로, 필자는 프로그래머로 활동하였다. 커뮤니티 BIFF는 그동안 자원의 부족으로 모퉁이극장에서 구현하지 못한 시민 중심 프로그램들을 펼쳐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올해 모퉁이극장은 커뮤니티 시네마, 어크로스 더 시네마 포럼, 시네객잔 파티를 기획, 운영했다. 커뮤니티 BIFF의 핵심 섹션이기도 한 커뮤니티 시네마는 모퉁이극장이 추구한 관객운동의 역사가 녹아 있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대중화위원회와 함께 한 관객살롱, 시민자치 영역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애프터시네마클럽, 관객살롱을 업그레이드 시켜 관객중심 영화제의 모델을 만든 관객영화제, 게스트들이 창안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는 문화다양성영화제 시네엔두루까지 지난 시간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착시킨 모퉁이극장의 관객문화 프로그램들의 노하우를 집결시켜 런칭한 프로그램이 바로 커뮤니티 시네마이다.  -커뮤니티 BIFF의 핵심 프로그램, 커뮤니티 시네마 커뮤니티 시네마라는 용어는 각 나라와 지역마다 그 의미가 다양하다. 커뮤니티 BIFF에서 기획한 커뮤니티 시네마는 상영회에 참여하는 다양한 시민사회 커뮤니티들을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참신함을 가진다. 또한 다양한 공동체, 소모임을 발굴 지원하여 시민사회 문화진흥에 기여하겠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비전이 반영된 커뮤니티 BIFF의 핵심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올해는 지역의 중소 영화 상영그룹들을 포함한 14개 시민사회 커뮤니티가 참여해 영화선정, 게스트 초청, 이벤트 구성, 모객까지 기획과 운영을 주도했다. BIFF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커뮤니티들이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반영해 상영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커뮤니티 시네마의 가장 큰 매력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파트너 커뮤니티들의 다채로운 목록이다.   -전국영화활동가포럼, 어크로스 더 시네마 커뮤니티 시네마가 가진 취지와 의미를 자리매김하고 확장하는 현장 비평의 장으로서 ‘어크로스 더 시네마’라는 포럼도 운영했다. 제목처럼 영화를 가로지르며 저마다 고유한 색깔로 영화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을 영화문화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으로 주목하고 일 년에 한 번 모여 성과를 나누고 교류하자는 취지의 전국 영화활동가대회이다. 대안상영, 굿즈 제작, 무크지 발간, 큐레이터 활동, 팟캐스터, 유튜버 등 영화를 매개로 한 다양한 차원의 활동가들을 결집시켜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시민 친화적인 영화제 포럼의 모델을 창안하였다. 애초에 어크로스 더 시네마는 각 활동가 그룹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영화문화를 향유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구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시작점이 된 이번 포럼은 영화문화 크리에이터들이 영화활동가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영화에 대한 애정과 활동사례들을 나누고 교류하는 우정의 자리였다.  -광장 포차파티, 시네객잔 20여년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해외게스트와 전국의 영화인, 관객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 남포동 골목에서의 포차파티였다. 남포동 포차파티는 영화인뿐만 아니라 관객, 시민들이 함께 어울렸다는 점에서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화합의 영화축제를 상징하는 하나의 큰 이미지로 남아 있다. 시네객잔은 그런 부산국제영화제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남포동 골목 파티를 새롭게 부활시켜보고자 시작되었다. 올해는 20여 년 전의 골목 대신 40계단 광장에서 소박하고 운치 있는 거리 파티를 벌였다. 커뮤니티 BIFF를 매개로 영화활동가, 영화인, 관객, 지역행정가 그룹 등이 어울리며 교류하는 축제의 밤을 보내면서 영화제의 즐거움은 영화제를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 커뮤니티 BIFF의 성과 커뮤니티 BIFF가 막을 내린지 한 달 남짓 지난 지금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들을 정리해본다. 영화인 및 언론 매체는 시민 주도형 프로그램인 커뮤니티 BIFF를 참신한 영화제 콘텐츠로 인식하고, 시민 관객들의 프로그램 운영 역량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응원을 보내주었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 초기의 남포동 시대를 새롭게 부활시켜 영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에 부응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 지면에서는 필자가 전할 수 있는 모퉁이극장의 운영 프로그램에 한정하여 그 성과를 기술하지만 액티비티 시어터, 시네필 라운드 등 다양한 섹션과 프로그램들이 현장에서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커뮤니티 시네마의 경우, 영화를 좋아하는 시민 관객들이 자신의 커뮤니티가 가진 정체성을 살려 특색있는 영화향유 프로그램을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 특성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참여 의욕을 보였다. 또한 커뮤니티 시네마에 참여한 관객들은 각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새로운 관객층으로 유입되고, 참여 커뮤니티들 간에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기도 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시민사회 그룹들은 커뮤니티 시네마를 통해 영화제에 실질적인 참여와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고 시민 관객들은 영화 향유권을 넓혀나가며 영화문화의 적극적인 형성자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가지게 되었다. 전국영화활동가 포럼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영화문화 크리에이터들이 영화제에 포럼 게스트로 초청되고 자신들의 활동이 영화제의 공식적인 무대를 통해 조명되는 과정을 통해 영화문화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의식과 소속감을 갖게 되었다. 참가자들 간의 활발한 교류도 큰 성과다. 네트워크 프로그램들이 많지만 어크로스 더 시네마는 포럼을 통해 조금 더 심도를 가진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활동가들이 진단하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해결 방안의 공유가 참가자들에게 생산적인 자극이 되어 향후 활동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어크로스라는 의미에 걸맞게 타지역, 타매체 활동가들 간 협업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현장에서 다양한 기획이 성사되었다. 상영회 연계 홍보, 자료 교환 및 공유, 유튜브, 팟캐스트 등 영화활동가 각자의 미디어를 통한 홍보지원, 판매망 확대 등의 결실들도 있었다. 영화문화를 일구어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연대 활동에 대한 의지를 나눈 것은 무엇보다 값진 성과다. 한 그룹은 동력을 잃어버려 그만두려는 시점이었는데 이번 포럼을 계기로 꾸준한 활동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는 코멘트를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포럼에 모인 영화문화활동가들은 한 목소리로 ‘어크로스 더 시네마’의 지속적인 개최를 요청했다.  영화인과 문화예술인, 시민과 영화활동가들이 어울리는 야외광장 파티 시네객잔에서는 원도심의 정취와 활기가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공연 레퍼런스와 유연한 운영방식을 통해 새로운 야외 교류 파티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BIFF 남포동 시대를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커뮤니티 BIFF의 과제 및 계획 커뮤니티 비프의 수행단체들은 준비기간이 짧아 추석연휴까지 반납하면서 새로운 영화향유 플랫폼을 설계하고 구성하고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했다. 첫 시작기인만큼 관객중심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구성원도 있었고, 자원과 인력, 시간의 부족함에서 오는 미흡한 소통들도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험들이 성공적이냐, 관객의 호응이 좋으냐를 놓고 성패를 가늠하기 전에, 관객 동원수에 구애받지 않고 실험하고 상상해보는 시민들의 자율성과 주체성에 기반한 환경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BIFF를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영화를 즐기는 영화제의 풍경들을 새롭게 구성해내려는 실험적 플랫폼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커뮤니티 시네마는 기획과 운영, 그 과정에 시간과 인적 자원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다. 커뮤니티들마다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프로그램 참가 커뮤니티의 선정을 위한 리서치 단계가 필요하다. 신문, 잡지, 방송 등 여러 매체를 모니터하고 데이터베이스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민사회 커뮤니티가 파트너 커뮤니티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후에는 리서치를 통한 섭외 후보목록을 마련해 섭외에 들어간다. 섭외 역시 커뮤니티의 경우 게스트 섭외와 달리 커뮤니티 모임원들 간의 참가 결정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참가 의사를 알려오는 방식으로 물리적 소요시간과 투여가 만만치 않다. 섭외 이후에도 작품선정, 토크 프로그램의 운영과 진행, 부대행사에 대한 조율과 홍보, 모객까지 각각의 커뮤니티와 충분히 소통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영화상영회를 기획, 운영해 본 경험이 전무한 커뮤니티의 경우 워크숍,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짧은 준비 기간 속에서 참여 커뮤니티들이 불충분한 소통과 시간들을 함께 감수해주었다. 그러나 내년도부터는 시민 관객이 주도하는 영화제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이러한 과정들이 퇴색되지 않는 만발의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여기에는 시민 주도형 프로그램을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자원 역시 충분히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센터에서도 하고 있는 시민프로그래머 워크숍, 모퉁이극장의 관객문화교실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사전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커뮤니티 시네마에 결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또한 커뮤니티 BIFF의 상영작에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 포함되기를 바라는 각계의 요청에도 응답해야 한다. 커뮤니티 시네마 개최 시 게스트로 초청되는 시민 커뮤니티를 부산에 국한하지 말고 전국으로 넓히고, 상영 횟수도 늘려달라는 제언도 있었다. 여기에 커뮤니티 시네마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여 영화 커뮤니티, 시민사회 커뮤니티, 전국단위 커뮤니티, 해외 영화커뮤니티 등 다양한 하위 섹션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것을 요구하는 비평들도 있었다. 특히 일본의 영화활동가들은 내년 커뮤니티 시네마에 프로그램 파트너로 초대한다면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해 참여하겠다는 적극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커뮤니티 시네마의 주인은 영화향유에 앞장서는 시민활동가들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고유한 콘텐츠를 가진 전국 각지의 미디어센터들 역시 커뮤니티 시네마의 파트너 커뮤니티로 참여하여 미디어센터의 활동들을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크로스 더 시네마 포럼은 독립적인 형태이기보다 커뮤니티 BIFF와 시너지를 가지는 플랫폼으로 유기성을 살려낼 과제를 안고 있다. 의제를 가진 심도 있는 토론뿐만 아니라 공유와 교류라는 실질적 결실을 얻기 위한 기획에 더 많은 준비를 할 예정이다. 포럼의 취지에 동의하는 수많은 영화활동가들은 향후 포럼의 내실과 연계활동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이 지점 역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많은 시민관객들과 영화활동가들은 커뮤니티 BIFF가 영화향유 플랫폼이 되어 포럼–커뮤니티 시네마–전시, 부스활동-네트워크 파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포럼에는 발제자로 참여하고 커뮤니티 시네마에는 영화상영 프로그램 기획자로, 전시 프로그램에는 전시기획자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와 필요를 반영하여 앞으로 모퉁이극장은 더디지만 영화인, 활동가, 시민 관객이 영화제 운영의 공동 주체가 되어 만드는 플랫폼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누구나 쉽게 접속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레고블럭같은 시스템이 되도록 다듬어 갈 것이다.  전국에서 온 활동가들과 시민 관객들이 bifFM 라디오를 통해 활동을 소개하고, 포럼을 통해 새로운 시도들과 고민,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부스, 전시를 열고, 커뮤니티 시네마를 통해 한 해의 가장 의미 있었던 프로그램을 상영하여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들과 액티비티 시어터, 시네필 라운드의 관객이 되어 춤추고 노래하며 영화에 흠뻑 빠지는 과정 속에서 연대의 의미를 확인하는 유기적인 영화문화향유 축제, 관객과 창작자의 간극이 허물어지는 평등한 축제가 바로 커뮤니티 BIFF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글_김현수 / 모퉁이극장 대표, 커뮤니티 BIFF 프로그래머
  • ‘가짜뉴스’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 ‘가짜뉴스’란 무엇인가 ‘가짜뉴스’ 논란이 뜨겁습니다. ‘문재인 치매설’, ‘노회찬 타살설’ 같이 악의적인 거짓 정보가 극성을 부리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가짜뉴스’가 나쁘다는데 누가 이견이 있을까요? 그런데 인권시민단체가 ‘가짜뉴스 근절대책’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가짜뉴스’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짜뉴스’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가짜뉴스’는 FAKE NEWS의 번역어입니다. FAKE와 NEWS의 조합이죠. FAKE는 진품이 아닌 모조품, 위조물이라는 함의를 품고 있습니다. 동사로는 ‘위조하다’, ‘꾸미다’라는 뜻입니다. 뒤에 NEWS가 붙었으니 ‘뉴스인 것처럼 꾸몄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엔딩 더 패드>(Ending the Fed)라는 매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페이스북에서 96만 건이나 공유됐구요. 그런데 알고 보니 가짜 사이트였던 겁니다. 이와 같이 ‘허위정보’를 ‘뉴스형태’로 위장하여 만드는 것이 ‘가짜뉴스’의 원 개념입니다. 하지만 실상에서는 ‘가짜뉴스’라는 용어가 훨씬 폭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을 가리켜 ‘가짜뉴스’라고 합니다. 이런 사례는 한국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자유한국당 <가짜뉴스/편파뉴스 신고센터>의 리스트를 보면 대다수가 자당에게 불리한 기사나 ‘오보’입니다. 민주당 역시 ‘가짜뉴스’와 ‘허위 왜곡 보도’를 한 데 묶어 신고를 받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본래 ‘뉴스의 형식을 훔쳤다’는 의미인데 진짜 뉴스까지 ‘가짜뉴스’라고 싸잡아 공격하는 셈입니다. 이런 현상은 대중사회에서도 흔히 나타납니다. 보통 사람들은 단톡방에서 떠도는 ‘거짓정보’를 ‘가짜뉴스’라고 부릅니다. ‘지라시’라 부르는 악성루머도 ‘가짜뉴스’라 합니다. 심지어 내 입맛에 안 맞으면 ‘가짜뉴스’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짜뉴스’라는 용어의 개념이 제각각이고, 용례가 혼란스럽다는 점에서 문제가 출발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가짜뉴스’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오용하는 것입니다. 트럼프처럼 언론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짜뉴스’를 활용하는 것입니다.영국의 언론기관 IMPRESS는 가짜뉴스의 악영향보다 “가짜뉴스라는 용어의 무기화”(weaponisation of the term ‘fake news’)가 더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두 번째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것입니다. 앞서 보았듯이 한국에서 ‘가짜뉴스’로 치부되는 많은 표현물들은 언론기사의 외양을 띠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래적 의미의 ‘가짜뉴스’(FAKE NEWS)라 할 수 없고, 해당 표현물에 남은 특성은 '허위성‘뿐입니다. 결국 ’가짜뉴스 근절=허위정보 근절‘로 귀결되는데, 이게 왜 문제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한국의 엄격한 표현규제 법제도 먼저 아래의 글을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 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이 글은 MB 정부 시절 네티즌 ‘미네르바’에게 적용됐던 일명 ‘허위사실유포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문입니다. 판결문대로 국가가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표현물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민주당은 ‘가짜뉴스‘ 정의가 논란이 되자 ‘허위조작정보 방지법’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이는 ‘허위사실유포죄’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입장입니다. 그럼 ‘가짜뉴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이 들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사회는 허위정보 유통을 규제하는 법제도를 촘촘히 갖추고 있다고 답합니다. 단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순 없지만, 그로 인하여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우선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명예훼손죄로 형사 처벌받습니다. 인터넷 명예훼손은 가중 처벌합니다. 욕설 등 모욕적 언사들은 모욕죄로 처벌받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기업에 경제적 손해를 끼치면 업무방해죄가 적용됩니다. 주가조작은 금융법 위반입니다. 언론사에 의한 허위보도의 경우,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인터넷)신문은 언론중재위를 통해 피해를 구제합니다. 선거시기에는 더욱 엄격한 규율을 받습니다. 우리 선거법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에 가까워 ‘입막음’법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에 더하여 한국에는 ‘임시차단’이란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특정 게시글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게시글을 30일 동안 무조건 차단하고 이 기간 동안 이의제기가 없으면 삭제하는 정책입니다. 권리침해 신고는 무조건 수용하는 반면 게시글을 차단당한 이용자가 이의제기를 하는 절차는 복잡하여 삭제되는 글이 부지기수입니다. (*각주1) 이처럼 엄격한 한국의 표현규제에 관하여 국제사회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한국법이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합니다.(*각주2)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이런 법제도들을 악용하여 시민을 탄압한 사례들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에 한국의 언론, 인권시민단체들은 한국은 표현법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여 ‘임시차단제도 개선’,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 확대’, ‘사실 적시 명예훼손 제도 개선’을 공약하였는데, ‘가짜뉴스’를 이유로 표현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말 바꾸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가짜뉴스’, 선진국도 처벌한다? 이런 비판에 여당이 반론에 나섰습니다. 첫째,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다. 둘째, 허위 조작정보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미비하다. 셋째, 현행법은 피해 당사자가 특정되는 표현물만 처벌할 뿐 집단에 해악을 가하는 표현물은 처벌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표현의 자유를 우리보다 앞서서 인정하고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나라들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허위 조작 정보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주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로 독일과 프랑스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여당의 법안이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과 유사한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실제 독일은 국내 가입자가 200만 명이 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자에게 신고가 제기된 콘텐츠를 24시간 이내에 차단하고, 불법성이 확인된 경우 7일 이내에 삭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혐오표현 규제에 초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독일은 나치 집권과 홀로코스트 역사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국민선동죄’ 등 범죄에 해당하는 표현물을 형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나치를 찬양하거나 나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 특정 국가나 민족, 종교집단, 인종에 대해 증오심이나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단지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에서 정하는 범죄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그에 해당하는 콘텐츠만을 불법으로 보아 특별히 규제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은 독일 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각주3) 프랑스는 가짜뉴스가 신고 된 경우 소셜네트워크사업자가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였다가 상원에서 부결되었습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법안을 수정하여 제출했고 최근 하원을 통과하여 상원표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가짜뉴스’ 처벌법안은 가짜뉴스를 삭제하도록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 계정 삭제, 사이트 폐쇄를 명령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선거기간에만 한정한 것이라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미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매우 엄격한 선거법을 적용하고 있어 프랑스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프랑스 ‘가짜뉴스’법의 배경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법안에는 아주 독특한 규정이 있습니다. 선거 기간에는 외국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 미디어와의 협약을 중단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온라인 선거광고에 누가 돈을 지불하였는지 밝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프랑스 ‘가짜뉴스’법은 프랑스에서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외국 언론이나 정치세력이 들어와서 여론을 교란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의 선전 매체들이 ‘가짜뉴스’를 동원해 마크롱 후보를 공격한 것이 이 법안을 추진하는 배경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각주4)  유튜브, 페이스북에 유통금지 의무를 부과해야한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 ‘가짜뉴스 확산 방지’에 미온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에게 ‘가짜뉴스’ 삭제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제재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물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합니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표현물들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이 정보매개자에게 정보에 대한 일반적인 감시(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형식의 규율은 금기시하는 것이 국제적 기준입니다.(*각주5)  바로 이런 이유로 불법표현물을 꽤나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조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런 비판을 의식하여 허위의 판단은 독립기관이 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말하는 독립기관은 법원, 언론중재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중앙선관위입니다. 이런 독립기관에서 허위사실로 판단한 것을 대상으로 하면 괜찮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문제는 남습니다. 언론중재위는 수사권한이 없는, 말 그대로 중재기구입니다. 허위여부를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방통심의위는 형식만 독립기구입니다. 총 9명의 위원 중 6명을 정부여당이 추천하는 기구로, 정부 입맛대로 언론자유를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선관위는 다를까요? 중앙선관위는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나경원 의원 자녀의 대입 부정입학 의혹을 전달한 게시글이 허위사실이라며 삭제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최근 2심 판결에서 일부 허위가 있지만 합리적 근거를 갖춘 의혹이라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각주6) 법원의 판결은 어떨까요? 법원의 판결이 늘 진실인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다스의 실소유주는 MB다.”라는 주장은 법원판결을 기준으로 과거에는 허위였지만 지금은 사실이 됐습니다. 법원 판단이 옳다 해도 간단치가 않습니다. 사법부가 허위로 판결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알린 <PD수첩> 보도에 대해 법원은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럴 경우 법원의 판결에 과도한 정당성이 부여되어 광우병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게시물은 무차별적으로 삭제가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 혐오표현규제 논의가 우선돼야 특정집단이나 사회 일반에 해악을 가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규제에 공백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상을 분별해서 보아야 합니다. 민주사회에서 정치권력이나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허용돼야 합니다. 사법부는 국가나 국가기관은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공직자의 경우 사적인 공격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정부정책에 대한 의견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는 이낙연 총리의 ‘가짜뉴스’ 진단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입니다. ‘권력자’나 ‘국가원수’는 표현규제의 고려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해악을 가하는 혐오표현입니다. 혐오표현 중에서도 특히 해당 집단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고 차별을 요구하는 ‘증오선동’은 규제의 필요성이 큽니다. 하지만 혐오표현규제에 있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혐오표현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그에 근거가 되는 ‘차별금지법’을 먼저 제정하는 것이 논의의 올바른 순서입니다.  ‘가짜뉴스’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그렇다면 극성을 부리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내버려두자는 것인가? 물론, 아닙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허위정보(와 유포세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짜뉴스’ 대처방안을 살펴봅시다. 먼저 언론의 역할입니다. 허위정보에 대한 신뢰는 제도언론에 대한 불신에 비례합니다. ‘기레기’라는 말이 일상어가 될 정도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언론 스스로가 신뢰회복을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팩트 체크 역시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언론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팩트 체크가 가짜뉴스에 맞서는 유용한 기법이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각주7)  특히 팩트 체크마저 정파성과 진영론에 갇혀 보수와 진보가 서로 상대진영을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언론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뿐입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외와 비교해 한국에서 ‘가짜뉴스’ 확산방지에 소극적인 건 바로잡아야 합니다. 강한 압력을 받는 서구에서는 언론과 함께 팩트 체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등 ‘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한국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저널리즘 콘텐츠에 있어서는 구독자 수나 체류시간과 같은 상업적 기준이 아니라 신뢰도라는 공적기준을 적용하도록 시민사회가 압박해야 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미디어 시민단체가 수행해야 할 과제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꼽힙니다. 이용자가 디지털 미디어환경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어느 서비스든 체류시간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연스레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각주8)  알고리즘의 원료는 바로 나의 개인정보와 데이터입니다. 유튜브나 포털 기업들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정보나 검색기록을 기반으로 상업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시민은 (개인)정보의 주체로서 이용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화된 알고리즘은 필터버블을 만듭니다. 필터버블이란 사용자에게 맞게 필터링된 정보만이 마치 거품(버블)처럼 사용자를 가둬버린 현상을 말합니다. 관심 없는 정보, 싫어하는 정보는 저절로 걸러지고 내가 좋아할 만한 정보만이 제공되면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정보에만 둘러싸인다는 것입니다. (*각주9)  이런 환경에서는 정보편식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균형적 사고를 저해하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며, ‘가짜뉴스’ 즉 허위정보를 걸러내기 어려워집니다. 기업들은 이런 디지털 환경을 소비자 편익으로 포장하지만, 시민들은 미디어교육을 통해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책임 있는 발화(發話)의 사회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표현의 방식에 따라 책임감이 달라집니다. 인터넷 댓글을 다는 것과 신문지면에 기고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카메라,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지요. 제작자로 내 이름을 걸고 특정 사안을 취재해 기사를 내거나 영상을 발표하는 것은 발화의 책임성에 있어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시민들이 이런 경험을 쌓는 것이야말로 ‘가짜뉴스’에 맞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시민들의 미디어 경험을 만들어내는 공간이 바로 전국 각지의 미디어센터, 마을미디어, 공동체라디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짜뉴스’를 때려잡자는 정부에 미디어센터, 마을미디어,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가짜뉴스’를 제압하는 가장 효과적이며, 효율적이고, 적확한 정책이라 권하고 싶습니다. ‘가짜뉴스’에 현혹되기보다 ‘가짜뉴스’가 발붙일 수 없는 미디어 환경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각주1 : <미디어오늘, “유럽처럼 가짜뉴스 규제하자”는 기사가 놓친 핵심들, 2018.10.08., 금준경 기자>*각주2 : 프랑크라뤼,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대한 특별보고관보고서, 2011년 3월 21일, 유엔인권이사회 배포*각주3 : 독일 ‘네트워크 집행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 <독일의 ‘가짜뉴스법’(?) 제대로 알기>, 2018.2.8.를 참고할 것.*각주4 : 자세한 맥락은 경향신문 <러시아 가짜 뉴스의 공격대상 된 프랑스 대선 주자 엠마누엘 마크롱>, 2017.2.7. 주영재 기자 등의 기사를 참고할 것.*각주5 : 사단법인 오픈넷,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박선숙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반대의견서>, 2018. 8. 10.*각주6 : 미디어오늘, <사법부가 판단하면 가짜뉴스? 박광온 의원이 틀렸다>, 2018.10.11. 금준경 기자*각주7 : 금준경 저,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가짜뉴스 처벌만으로 해결이 될까?>, 2018. 내 인생의 책*각주8 : 금준경, 앞의 책*각주9 : 주간조선, <[심층취재] 필터버블의 덫>, 2018.5.25., 김효정 기자 

    글_김동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 미디어, 사회적 경제로 혁신하기 : 2018 광주 사회적경제 미디어 혁신 컨퍼런스 참관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곧 1년 반이 지난다. 많은 미디어 유관단체들은 2016년 말과 2017년 초를 강타했던 촛불 정국에서 새로운 미디어 정책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각지의 미디어센터를 대표하는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그리고 전국 7개 공동체라디오를 대변하는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가 공동으로 ‘국민마이크’ 행사를 주최했던 것은 이전과는 다른 미디어 정책이 절실함을 드러내는 신호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디어 정책의 혁신은 지지부진하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미디어 공공기관의 수장이 교체되었지만, 미디어센터는 물론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정책도 원론적인 입장 이상을 아직 넘지 못 하고 있다. 동시에 ‘마을미디어’나 ‘1인 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영역의 미디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과 방향 설정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기대했던 만큼의 국가의 정책이 아직 수립되지는 못했어도, 미디어 활동가들은 쉽게 주저하지 않는다. 산업적인 차원에 편향되어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을 수립했던 지난 10년간에도 미디어 활동가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한편으로는 서로 똘똘 뭉치면서 힘을 모았다. 이제 미디어 활동가들은 수동적인 정책 요구를 넘어, 능동적인 자세로 미디어 영역에 필요한 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지난 9월 11일,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2018 광주 사회적경제 미디어 혁신 컨퍼런스’는 오랜 시간 쌓여온 미디어 활동가들의 여정과 시선이 그득히 쌓인 장이었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미디어, 그간 어떻게 살아왔나 컨퍼런스의 제목에 들어간 ‘사회적경제’라는 말처럼, 이날 행사에는 사회적경제에 기반을 둔 다채로운 미디어 단체들이 함께했다. 전통적인 미디어 단체인 지역미디어센터와 공동체라디오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의 형태로 다양한 지역에서 미디어 활동을 지속 중인 무수한 단체들이 한날한시 광주에 모인 것이었다. 이 날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섹션 주제는 ‘사회적경제 11주년 미디어 분야 생태계 평가 및 현황’이었다. 가장 먼저 발제를 한 진주시민미디어센터의 성중곤 대표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철저히 비영리민간단체로서 지역미디어센터를 운영해 나갔던 역사를 설명했다. 성 대표는 지자체가 운영이나 재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유일한 지역미디어센터가 진주시민미디어센터였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간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선보인 성과와 한계를 모두 언급했다. “저희 미디어센터의 재정구조는 자체 매출이 73%, 후원금이 16%, 4대 보험 지원이나 각종 사업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의 비중이 1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익 사업은 주로 동영상을 만들거나 각종 웹사이트나 쇼핑몰을 디자인하면서 충당했어요. 열심히 수익 사업을 하면서 재정을 안정시키고, 다른 지역의 미디어센터 못지 않게 재원을 확보했습니다. 그렇게 매년 미디어 교육을 하고, 찾아가는 영화 상영회나 ‘진주같은영화제’ 같은 지역민 중심 영상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예술분야에 특화된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저희 센터가 2008년부터 협동조합인 동시에 사회적기업으로 조직 형태를 전환했는데, 미디어를 비롯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어서 한국문화정책연구소의 염신규 소장은 한국의 미디어 생태계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발제했다. 염 소장의 발제에 의하면, 2007년 사회적경제육성법이 도입된 이후, 넌버벌(non-verbal, 언어를 사용하지 않음) 뮤직 퍼포먼스 그룹에서 출발한 ‘노리단’이 처음으로 문화예술분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꾸준히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의 수는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계량적인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매는 것은 물론, 실제 현장과 소통은 원활하지 않았고 자율적인 성장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빠른 자립만을 강조했다. 염 소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있어야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기업이 힘을 얻을 수 있음을 말했다. “단순히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사회적기업은 자발성과 자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 지원을 경계해야죠. 대신 사회적경제가 활발한 이탈리아가 중앙정부나 주정부, EU를 통해 다양한 공적 지원이 활성화된 것처럼 공적 지원의 루트를 넓히며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사회적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이나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제가 끝난 뒤 곧바로 토론이 이어졌다. 관객 주체의 영화 문화를 내세우며 영화의 공동체 상영-배급 사업, 관객 교육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사회적기업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의 김남훈 이사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과 모델 모두에 유연성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한국의 협동조합 관계법은 너무 구획을 잘게 쪼개놓습니다. 누군가는 순댓국에 후추와 소금 둘 다 넣고 싶은데 어떤 지역의 순댓국은 후추만, 어떤 곳은 소금만 넣으라는 소리죠.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어느 특정 분야에 매어있지 않는 정책적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한편 광주 지역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 전문 사회적기업 ‘필름에이지’의 윤수안 대표는 자사의 ‘마을 영화’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정비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필름에이지는 ‘마을 영화’를 각 마을 공동체에 존재하는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 그리고 마을 고유의 문화 자원을 토대로 만드는 영상이라 설명했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마을 영화는 주민들이 직접 연기합니다. 제작 스탭을 저희가 도우는 방식이죠.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주민들이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함께 시나리오도 만듭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마을 영화는 마을 축제 때 클라이맥스로 상영합니다. 저희는 마을 영화가 조금이라도 지역 공동체에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고, 지역의 문화 자원을 증대시킨다 생각합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으면, 광주 전역에서 마을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의 전철원 영상사업본부장은 지역에서 영상 문화를 위해 헌신했던 다양한 노력들을 언급하며,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모씨네는 인천여성영화제도 꾸준히 열고, 충남 서천군에서 작은영화관도 위탁받아 운영하고,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 사업이나 상영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기도 어렵고, 사업에 필요한 공간 확보도 어렵습니다. 단순히 일자리 지원 말고, 각 조직이 저마다의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돕는 현장 중심의 지원 체계가 절실합니다.” 대안 미디어가 놓인 현실의 돌파구를 모색하다 첫 번째 세션이 끝난 뒤 이어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정책 개발의 근거 자료나 단체 지원에 필요한 근거가 될 수 있는 ‘사회적경제 미디어 분야 사회적 가치 지표 개발’을 주제로 내건 세션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그룹 잇다의 이순학 대표가 먼저 ‘사회적경제 미디어 분야 재원 조성 방법’을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첫 번째 세션의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대로,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에서 문화예술 및 미디어 분야가 꾸준히 소외된 것을 언급하며, 사회적경제 기반의 미디어 단체 활동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량적인 평가 가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순학 대표의 뒤를 이어 사회적가치연구원의 박성훈 수석연구원은 세부적인 사회적 가치 지표 개발 및 도입 방안을 설명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사회적 가치는 사람마다 평가의 가치가 제각각인 정성적인 영역에 놓여 있어 측정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먼저 언급했다. 대신 박 연구원은 최대한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의 측정 방법 기준으로 ‘화폐 가치’를 제시했다. 각각의 사회적경제 기반 단체들이 제작하는 물품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시장 가격을 기반으로 각 단체가 선보인 사회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흥미로운 제안이지만, 동시에 박성훈 연구원은 이러한 가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화폐 가치로 잴 수 없는 질적인 요소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특히 문화예술을 비롯한 미디어 영역이 특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폐 가치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저마다 업종이 달라도 시가 총액으로 비교하는 것처럼, 사회적경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을 직관적으로 평가하거나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질적인 요소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는 중입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단체의 고용 형태를 반영하는 계산식을 연구하는 한편 각각의 행위가 지니는 가치요소를 정량적으로 환산할 수 있는 방식도 고안 중입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미디어 활동가들은 박성훈 연구원의 제안에 대하여 무수한 질문과 의견으로 화답했다. 정말로 화폐 가치 측정이 안정적인 미디어 영역의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인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 사회적 가치의 측정 공식을 개발해도 실제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 얼마나 도입될 수 있는지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세션에 배정된 시간이 다 지나갈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만큼 이 날 컨퍼런스에 참여한 이들이 문화 정책은 물론, 사회적 경제 정책에 있어서도 미디어가 더 이상 소외받지 않고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원함을 보이는 반증이었다. 그러한 갈망은 컨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인 ‘모두를 위한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났다. 공동체라디오 ‘마포FM’의 송덕호 대표,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의 허경 이사, 그리고 전라도를 기반으로 한 잡지 <전라도닷컴>의 황풍년 편집장이 함께한 세션에서는 각각의 미디어 영역이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동시에 위기에 놓여 있음을 언급하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공동체 라디오는 여전히 허가받은 방송 출력이 1와트를 넘지 못해 청취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수익 창출도 어렵다. 지역미디어센터 역시 적절한 정부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점차 센터들끼리 규합하는 것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점차 종이 매체가 미디어 산업의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는 상황에서 <전라도닷컴> 역시 자유롭지 않다. 세션을 이끈 세 명의 참석자들은 현재 상황의 녹록치 않음을 공통적으로 토로했다.  점차 대안 미디어들이 매년을 버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왜 이들은 여전히 각자의 미디어 영역을 쉽게 떠나지 못할까. 세 참석자들은 모두 자신들이 펼치는 미디어 활동에 소중한 가치들이 담겨 있음을 언급했다. 황풍년 편집장은 “기존 주류 매체와 달리 지역과 어르신들을 미디어의 주체로 만드는 선택”이 <전라도닷컴>을 전라도 뿐만 아니라 전국에 조금씩 독자를 만든 중요한 가치라 말했다. 허경 이사 역시 “미디어가 쉽게 담지 못하는 많은 이들의 생생한 언어”를 지역미디어센터가 모으는 것이 센터를 지키는 소중한 힘이라 설명했다. 송덕호 대표 또한 “중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특성을 지닌 시민들이 활동하며 주체적으로 방송을 만들고, “방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시간이 지나며 보수적인 태도를 지워나갔던 모습”이 공동체라디오가 지닌 잠재력임을 강조했다. 미디어 활동가들의 혁신 의지, 정부의 응답이 필요한 때  세 번째 세션을 끝으로 이 날의 컨퍼런스는 모두 끝이 났다. 총 세 개의 세션에 다양한 말들이 오고 갔지만, 핵심은 결국 하나였다. 바로 현재의 미디어 정책으로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적 경제 정책만 가지고는 대안 미디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도 요원하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각각의 대안 미디어들과 미디어 활동은 저마다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정책 변화가 필수임을 주장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동시에 지난 두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언론과 미디어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대안적 성격의 미디어들이 지니는 가치는 몇 번이고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KBS나 MBC와 같은 거대한 공영 방송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이들 주류 매체가 변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대형 매체가 쉽게 비추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언제나 존재하고, 각각의 지역적 특성에 어울리는 매체들은 대안적인 미디어 활동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여전히 정부의 정책도, 현장 미디어 활동을 위한 적절한 지원책도 구비되지 않은 것이 현재 미디어 환경의 현실이다. ‘미디어 혁신 컨퍼런스’는 미디어 활동가들이 자신들의 지난 미디어 활동을 성찰하는 동시에, 정부에 주체적인 자세로 지금 당장 필요한 정책과 비전 제시를 요구하는 자리였다. 계속 대안 미디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미디어 활동가들은 스스로의 혁신을 다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 기관이 미디어 활동의 혁신 시그널에 적극적으로 답신을 보내는 차례가 아닐까.

    글_성상민 / 문화평론가, 모두를 위한 극장 조합원
  • 2018년 지역영화문화 네트워크 워크숍 참석 후기 '지역분권시대 영화/영상 문화 활성화의 길 을 탐색하다'

    2018년 7월 24일, 부산은 지역 영화문화에 대한 토론으로 들썩였다. 그동안 영화‘산업’ 중심으로, 그리고 수도권 중심으로 지원과 관심이 집중되었던 상황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에 대해 각 분야, 각 지역의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개최한 <2018년 지역영화문화 네트워크 워크숍> 현장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모인 자리였다. 특히나 영진위가 직접, ‘지역’영화와 영화‘문화’의 활성화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그 의의와 의미에 걸맞게 지역 영화/영상 문화를 대표하는 단체들과 관련자들 70여명이 모두 기꺼이 폭염을 무릅쓰고 부산에 함께 모여들었다. 어렵게 모인 자리인 만큼 워크숍은 풍성하고 치열한 이야깃거리들로 가득했고, 발표자만 무려 10여명에 이르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가뜩이나 빡빡하게 구성된 프로그램은 심지어 예정된 시간을 거의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나서야 마무리되었다. 이 워크숍은 작년 여름 제천과 겨울 대전에서 개최되었던 세미나 및 워크숍의 후속 행사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때는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지역영화네트워크,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상위원회 이렇게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바 있었다. 이번에는 영진위가 주최하고 이들 4개 단체가 공동주관하여 각 단체 소속 회원 단체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참여하였고 영진위 위원장도 참석하여 영진위 측의 보다 책임 있고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워크숍에서 가장 폭넓게 논의된 주제는 지역분권 시대에 지역 영화/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 설정과 구체적 실행 정책 마련에 대한 강력한 요구였다.  제1발제를 맡은 동의대학교 전병원 전임연구원은 “지역주도, 지역영화의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이라는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서 “지역영화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 공공과 민간의 균형 잡힌 지역영화진흥정책 추진체계 및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2발제를 맡은 성북문화재단 김종휘 대표 역시 “단순한 지역분권을 넘어 자치와 혁신으로 이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으며, 지역이 권한과 예산을 일정부분 가지는 것을 전제로 공공과 다양한 지역 내 주체들이 융합하고 중첩하는 광범위한 협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지역 영화/영상 정책이 획일적이고 행정중심의 사업방향으로 진행되어왔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내 주체들이 사업 전반에 참여하고 공공과 민간이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정책도 다양하게 제시되었는데, 특히 영진위의 조직체계 개선과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사업 추진 제안이 이어졌다. 영진위의 조직체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영진위가 광역단위 분원을 설립하는 방안(전병원)이 제시되기도 하였고,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는 영진위 내에 지역영화문화소위원회를 신설하고 서울영상미디어센터를 지역영상문화지원센터로 전환하여 지역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협력/소통/매개의 기능을 전담하는 집행 단위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또한, 미디액트 장은경 사무국장은 영진위 내부(공공)가 운영할 부분과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할 (민간)영역의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 협업 모델을 제시하였다.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사업 추진 제안도 이어졌는데, 우선적으로 지역의 현실과 무관하거나 깊은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사업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함께 지역영화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의 필요성에 모두 입을 모았다. 이러한 실태조사와 지역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지역 내에서 교육과 제작, 상영,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선순환되는 체계 마련을 위한 사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지속가능한 지역 영화/영상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시민을 위한 입문교육부터 단계별 교육, 워크숍, 제작 등이 연결되는 체계적 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며 지역별 영화학교 설립도 제안되었다.  영진위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담아 향후 추진할 사업계획을 발표하였는데, 특히 ‘지역 영화문화 누림터’ 사업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 광역지자체 중심의 권역별 지역 영화문화 누림터를 지정/운영하여 지역 거점 중심 특화 사업들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인데, 지역미디어센터를 포함하여 기초단위 영화단체들과 함께 해당 광역 내 주민 대상 영상문화 활성화 사업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지역 영화문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임을 밝혔다.  장시간동안 쏟아진 많은 의견들은 매우 다양했으나, 지역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산업이 아닌 문화로서의 영화/영상에 대한 인식 개선에는 일치한 목소리를 내었다. 특히, 영진위가 지원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하향식이 아닌, 지역 내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기획-수립-추진-평가의 전 과정을 협치의 방식으로 진행해야 함이 강조되었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은 이 날의 자리를 의미 깊게 받아들이며, 논의된 내용들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날 워크숍을 통해 확인된 현장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 여러 차례 모아지고 정리되고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루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향후 지역 영화/영상 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정책들이 이 날의 뜨거웠던 논의 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본다. 

    글_박민욱 /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
  • ‘아카데미극장’이라는 여정

    아카데미극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가끔 발행하는 매거진 ‘모두’를 제작하면서이다. 2015년 1월 아카데미극장을 커버스토리로 한 잡지가 나왔을 때만 해도 원주역 근처 문화극장이 같이 있었으니, 그만큼 소중한 존재인지 몰랐다. 그해 겨울 문화극장이 갑자기 팔리며 철거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문화극장 자리에 만들어졌다. 혁신도시, 기업도시가 들어오며 날로 팽창되어 가던 원주였지만 아쉽다아쉽다라는 말은 쉽게 삼켜지지 않았다. 그렇게 유일하게 남게 된 아카데미극장. 이건 좀 지켜내야 하지 않겠니,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2016년 7월 14일, 첫 번째 ‘아카데미로의 초대’가 시작되었다.  어느 날, 아카데미극장에 대해 이야기 좀 나누자며 연락이 왔다. ‘원주도시재생연구회’.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곳. 도시재생이라는 말도 풍문으로만 들었지, 원주에 그런걸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몰랐다. 시의원, 건축가, 문화기획자 등 다종한 사람들이 모여서 도시재생이라는 먼 이야기를 당기려고 노력 중이었다. ‘우리’는 사전 행사로 시장상인회, 건축학과 교수, 지역 문화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포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포럼에서 중요한 발언이 나왔다. 평소 아카데미극장 보전이 웬 말이냐!며 ‘우리는 주차장이 더 필요하다’는 지론을 펴왔던 한규정 상인회 회장이 오셔서, 상인회 안에서 격렬한 토론을 했고 주차장보다는 아카데미극장 보전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결정했고 지지하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손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쳤다. 그리고 시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열흘 기간 동안 1200여명이 참여했고, 88%가 극장 보전을 원한다는 답변을 얻었다. 그리고 진행된 ‘아카데미로의 초대’ 행사. 시민들이 보내온 아카데미극장과의 사연 엽서를 걸고, 아카데미극장 바로 맞은 편에 있었던, 시공관의 문짝도 가지고 와 전시했다. 백 여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고, 지역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몇 번의 ‘아카데미로의 초대’ 행사를 거치면서 단체 중심,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보전운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카데미극장 보전을 위한 시민 기획위원을 모셨다. 22명의 기획위원이 참여해 2017년 원주역사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먼지 쌓인 극장에 불을 켜다’라는 기획전시와 책자를 발간할 수 있었다. 영상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들였다.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도움을 받아 원주 단관극장들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씨도로 시네마로드>, 단관극장과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단편영화 <꿈의 공장>을 제작했다. 그 과정에서 멀티플렉스 극장 개관에 환호했던 원주의 젊은 친구들이 폐관된 극장으로만 여겼던 아카데미극장을 바라보며 다른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  아카데미극장, 천천히 천천히 물어가는 시간 ‘아카데미극장’이라는 고민의 시간이 갈수록, 단순히 오래된 극장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지역재생의 구심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동진(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은 지역재생을 “쇠퇴하거나 쇠퇴 중인 지역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여 살린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것처럼 아카데미극장에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밤이면 사람의 발길이 끊기는 구도심에 지속적인 문화콘텐츠를 제공하여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면 누가 마다할까. 극장은 영화만을 상영하는 곳이 아니었다. 의연금 모금을 위한 악단 공연이 진행되고 초등학교 졸업식,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족노래자랑’이 열렸다. 아카데미극장은 몇 사람의 아이디어로 쉽게 변화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원주를 살아온 많은 이들의 기억이 새겨진 공간은 55년의 시간만큼 두터운 것이다. 그 기억들을 헤아릴 충분한 시간이 시민들에게는 필요하다. 원주의 대중문화를 이끌던 극장의 현재적 의미를 따져 어떤 공간으로 변모해야 할지, 쇠퇴해가는 구도심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시민 모두가 천천히 천천히 재생의 의미를 물으며 찾아가야 하는 공간이다. 그래야 아카데미극장이 구도심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공간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시민 모두의 아카데미극장을 상상한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뉴딜사업에 시민 참여는 필수적인 평가요소이다. 2016년부터 진행된 ‘아카데미로의 초대’는 문화기획자, 상인회, 건축가 등이 자발적으로 나서 아카데미극장을 보전하고 이를 통해 구도심을 활성화해보자는 시민 프로젝트이다. 마침 원주시도 국토부에 신청한 뉴딜 사업안에 아카데미극장 매입과 리모델링 비용을 책정했다. 아카데미극장을 원주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가치를 담은 공공재로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관 협력 문화거버넌스를 통해 아카데미극장의 미래를 같이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아카데미극장을 시민자산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도시재생기금과 임팩트 투자, 원주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 아카데미극장을 ‘시민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보고자 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 대학로 샘터사 사옥은 그 역사, 사회, 문화적 가치를 이해한 사람들에 의해 미래 세대의 혁신적인 실험 공간으로 쓰여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남의 일만으로 두고 싶지 않다. 여태 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다. 시민 필요에 바탕한, 시민 주도의 아카데미극장 재생과정과 변모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반짝 찾아가다 천덕꾸러기가 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인, 시민이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다. 그래야 원주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진행해 갈 도시재생의 긴 여정이 온전히 원주 시민의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게 바란다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서울영상미디어센터가 진행한 차세대 제작지원사업, 지역별 요구에 응하는 자유공모사업을 통해 아카데미극장 보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시민들의 자발적 문화재생 프로젝트의 주요한 밑천이 되었고, 영진위가 행할 수 있는 지역영상문화사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내내 고팠던 것은 영화진흥위원회는 단관극장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 하는 의문이었다. 2000년을 전후로 해서 하나 둘 없어지던 전국의 주요 단관극장들을 바라보던 시네필들은 자신들의 삶의 역사가 철거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의 영화 유산으로 어떤 것들을 상정하고 있나. 영상자료원에서 진행하는 영화 복원사업, 현대 영화의 소품을 지속적으로 모아오는 작업, 원로 영화인에 대한 지원 사업 등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한국 영화 역사의 한 가운데 그 현장이었던 단관극장 자체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찾기 힘들었다. 개인 소유의 건물이라 또 사적 사업에 대한 지원이 불가했다는 논리는 그때만 가능했던 이야기다. 이미 힘을 잃은 논리이다. 사회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유산을 보전하자는 움직임은 이미 오래 되었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사업이 생산자 중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보다 많은 영화가 수출되고, 보다 많은 영화가 수상하기를 바라는 입장이 바로 영화진흥의 목적이었기에 당연한 일이다. 그 진흥사업에 수용자인 시민과 시네필의 자리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에서 단관극장들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재론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한국영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단관극장을 찾기 힘들고, 그나마 외형만을 유지한 곳도 문화예술과는 먼 용도로 쓰여지고 있는 곳이 태반이다. 지금이라도, 얼마 남지 않은 전국의 또 다른 ‘아카데미극장’을 전수 조사하고 보전·활용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 그 곳이 박제된 유물로서가 아니라 미래세대와 함께 영화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과 수용자 중심의 지역영상문화 정책을 기대한다   지역 영상문화 거점으로 단관극장 활용을 제안한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를 통하여 단관극장을 영화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복합공간,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영화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의 이슈를 나누는 공간으로 되살리는 것은 지역 재생이라는 요구에 따른 것뿐만 아니라 극장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기존 생산자 중심의 영화정책에서 수용자 중심, 시민 주도의 지역영상문화사업으로 전환을 꾀해야 한다. 그 주체도 중앙의 영진위가 아니라, 지역 독립영화협회, 영상위, 미디어센터, 사회적 경제조직 등 지역의 사정에 따른 다양한 주체들과 손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일률적인 지원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제작지원, 교육지원, 영화문화사업 등이 나올 수 있다. 그 과정은 자연스레 지역 중심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적 경제로의 확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글_변해원 /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
  • 좌담회 '지역영상문화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경제'

    [편집자 주] 지역에서 미디어교육, 독립영화전용관 및 공동체상영, 대안적 영상제작, 공동체미디어 활동 등 영상문화 활동을 민간단체가 지속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지역미디어센터와 달리, 자립적인 조직운영을 하는 영상문화단체가 많다. 또 지역미디어센터를 지자체로부터 수탁운영하고 있는 민간단체 역시 지역의 영상문화단체로서의 장기적 발전방안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모색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코프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듯이, 사회적 기업/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지역 영상문화활동/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영상문화단체들의 현황과 고민을 나누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전국 각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존재는 지역영상문화생태계의 기반이 될 것이고, 그래서 지역영상문화정책은 사회적 경제 정책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 • 진행 : 허경(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  • 참석(가나다 순) - 권현준(대구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 ) - 성중곤(전주시민미디어센터 대표) - 이순학(문화콘텐츠그룹 잇다 대표) - 박민욱(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 - 변해원(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       허경) 사회적 경제 정책 영역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지역 영상문화/미디어/독립영화 단체들이 지난 10년 동안 많이 생긴 것 같다.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있고, 지자체에서 지역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 등 정책/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또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전망을 만들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역이 사회적 경제 정책영역에서 또 지역 영상문화 정책영역에서 주요 의제로 제기되고 있지는 못하다. 오늘 이 자리는 이와 관련한 지역의 경과/상황/고민들을 공유하고 과제를 뽑아보기 위한, 작은 시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먼저 각자의 상황들을 공유해 보도록 하자.  이순학) ‘잇다’는 2013년에 설립한 6년차 사회적 기업이며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영리 미디어 활동가들의 집단에 새 피가 수혈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의 청년들을 외부로 더 이상 유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했다. 현재 총 직원은 7명이고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0,30대 청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회사의 형태라서 운영진들이 부담하는 비중이 많긴 하지만, 협동조합과는 달리 빠르게 변형이 가능하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관심을 둘 수 있었다. 노동환경은 좋은 편이고, 내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하고 있어 근속 연수도 높고 직원들의 생산력도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고정매출은 주로 영상 제작 사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사업 및 문화관련 프로젝트/기획 사업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자랑을 하자면, 매년 고용노동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장관상도 타고 있다. 일자리 지원 사업이 올해 끝나기 때문에 다소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성중곤) ‘진주시민미디어센터’는 ‘잇다’의 성격과 공적영역인 미디어센터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 지원을 받지 않는 거의 유일한 지역미디어센터로서 2008년부터 10년째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법인으로 간주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되어 있고 현재 직원은 4명이다. 민간의 자원으로 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많이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엔 혁신도시 공기업이 진주에 많이 들어왔고 지방선거 결과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면서 지난 성과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센터와 함께 지역 내에서 생활문화센터나 독립영화상영관 등의 역할을 같이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고, 만약 경남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진주에 들어온다면 역할의 조정도 불가피할 것 같아서 대응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권현준) ‘대구경북영화영상협동조합’은 영화관과 커뮤니티 시네마를 매개로 지역 사회에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자 탄생하였고, 현재 ‘오오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은 25명 정도이고 영화관 직원은 4명이다. 블랙리스트 건 등으로 한동안 지원을 거의 받을 수가 없었는데,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근근이 버텨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역할이 수익창출보다는 공공의 성격이 강한 것이다 보니, 지금은 일반협동조합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구에서는 거의 첫 사례라서 진행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향후에는 일자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가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미디어센터를 위탁 운영할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대구의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미디어센터의 모델이 무엇인지, 지역의 (독립예술)영화관과 미디어센터를 함께 운영하면서 어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변해원)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센터 스태프들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센터의 운영 구조 자체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느껴왔기 때문에, 단체의 형태로서 미디어센터의 운영과 활동을 지역의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서 조합 추진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조합이 미디어센터를 운영하는 것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영상/문화/도시재생/사회적 활동 등과 결합하여 영역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많은 것들이 정해지지 않았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 단계이다. 또한, 스태프들 입장에서도 지금은 다소 수동적이고 사업기획/교육 베이스의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보다 주민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생각의 확장과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허경)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해 고민하시게 된 계기는 모두 다양하다. 한 가지 동일한 것은 지역미디어센터와 같은 다양한 시설운영을 포함해서, 그 지역의 영상문화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영역과 유형의 사업, 활동들을 고민하고 계시다는 거다. 여러분, 또 여러분의 조직에 그 지역의 영상문화생태계의 전략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다. 이 조직들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영상문화정책차원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변해원) 오늘 함께 하지 못했지만, 더 많은 영상문화 관련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있다. 또 부산에 플랜B처럼,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문화영역의 주체들도 많더라. 이들과 교류하고 벤치마킹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의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이런 사례들을 공부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박민욱) 지역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 등 중요한 사업이다. 그리고 이건 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지역의 정책적인 조건, 지역 내 다양한 주체, 시대적 흐름들을 고려하면서 계속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들을 운영한 주체가 튼튼해져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권현준) 그런 민간단체들이 지역미디어센터가 없는 곳에서는 그 역할을 실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텐데, 지원을 하는 정부나 공공기관들은 민간에 대한 불신이 있거나 지원사업시스템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운영비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영상문화분야 사회적 경제조직이 1명의 인력을 채용하면 영진위에서 추가로 1명의 인건비를 매칭해서 지원할 수도 있을 거다. 또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정책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원도 해야 한다. 사업영역별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책영역으로 구분된 지원사업의 재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또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특정단체만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문제다. 파이프라인이 '지역'으로 연결되어야지, 특정단체로만 연결되는 건 지역 내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   허경) 맞다. 그래서 지역에 대한 지원은 지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닌데, 영진위 같은 중앙정부 산하 전국적 중간지원기관이 각 지역의 주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는 내부 체계가 필요하다. 지역협치전담 담당부서 또는 전담기구 같은 것이 방법일 거다.   권현준) 너무 많이 나가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기금 자체도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영진위가 기초적인 것은 하되,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포괄예산 같은 것을 구분하고 지역의 주체들이 의논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변해원)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그 예산이나 사업을 받을 수 있는 단체의 자격을 어떻게 설정하고 확인하게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허경) 지역영상문화활동주체로서 우리의 위상에 초점을 맞춰 얘기를 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서 초점을 맞춰서 얘기해 보자.   이순학) 당연히 영상문화정책 차원에서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 내 문제의식은 사회적 경제 정책영역에서도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경제조직이 꽤 많다. 메세나협회 같은 곳이 이런 문화예술단체들과 기금을 연결해주면서 자원을 확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제도 속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영역은 존재감이 매우 미약하다. 사회적 경제 정책 영역 안에서 미디어, 영상문화 관련 주체, 영역을 특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변해원) 사실 이런 고민이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지역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추구하는 목표, 사업의 영역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매출의 대부분을 영상제작으로 하고 싶지는 않은 거다.   성준곤) 그렇다. 그래서 원래 우리가 하고 있는 영상문화, 미디어활동이 사회적 경제 정책안에서 성과 또는 실적으로 치환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만드는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보조금사업으로 진행하는 미디어교육사업은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이걸 바꿔야 한다. 경남도하고 하는 사업 중에, 도에서 카드로 결제해주는 사례가 있다. 우리는 참여자수 등 교육결과만 보고하면 되는 거다.   이순학) 그래서, 우리가 하는 활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지표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미디어교육 활동의 성과가 사회적 기업이 내는 사회적 가치로 환원되고 이게 인정된다면, 사회적 경제 영역의 기금들이 우리 영역으로 올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보는 거다. 미디어교육은 지역미디어센터에서도 하지만, 민간단체에서도 해야 하는 것이고, 민간단체 중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이를 수행하고 사회적 경제정책 차원에서 인정받는다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성중곤) 그 성과를 확인할 때,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쉬운 작업은 아니겠지만, 지역미디어센터에서 해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이순학) 또 하나, 방안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영화진흥위원회가 미디어교육, 영화교육과 같이 국민들을 위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공공구매 형태로 수행하는 것이다. 즉, 보조금사업을 공모하여 주는게 아니라, 미디어, 영상문화분야 사회적 경제조직에게 공공구매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지 않나. 또 지역에서 함께 하는 활동가들은 청년이 많다. 지역의 독립영화감독들도 청년이 많다. 청년일자리도 실제로 만들어 내고 있는 거다.   허경) 지금까지 사회적 경제조직인 지역영상문화단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봤다. 지역영상문화정책의 측면과 사회적 경제정책의 측면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여기 모인 분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 많은 동료들이 있다. 두 가지의 정체성을 가지고, 두 가지의 정책영역을 두루 살피면서, 교류하고 공동으로 발언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어차피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정책영역은 만날 수 밖에 없다. 그 복잡하지만 중요한 DNA가 여기 모인 분들과 조직에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한다.   

    글_박민욱 & 허경 /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 613 지방선거와 지역미디어센터 관련 정책공약 사례

    ▲ 지방선거와 지역미디어센터 관련 정책공약의 의미6·13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두 가지가 구체화되고 있다. 후보자들의 윤곽과 유권자들에게 제안하는 정책공약이다. 각 정당들은 속속 분야별 정책공약의 세부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고 있다. 후보자들 역시 지역현황에 맞는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지방선거에서 정책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점으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적 현실과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정책이라면 선심성 공약이 주된 이슈가 되어 오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선거에서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며 정책이 선거 과정의 초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이 우리의 현재 삶과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변화되고 있는 정치사회적 흐름을 한국사회 전반에 실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선거로 정책공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지난 촛불혁명과 이 과정에서 나온 국민들의 염원과 기대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전국단위 선거로, 촛불혁명 정신이 지역에서도 구현될지 가늠하는 선거가 된다. 따라서 촛불혁명의 계기를 통해 제기된 새로운 시대적 과제와 시민들의 요구가 전국적 수준을 넘어서서 지방정부와 지역수준에도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자율·분권·협치”라는 가치가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지역별 상황에 맞게 정책과 공약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미디어센터와 관련된 마을미디어정책이다. 마을미디어는 “자율·분권·협치”의 시대적 가치를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실현하게 되는 토대가 된다. 지역분권은 국가와 지방간의 권한의 배분이다. 행정과 정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권한의 실질적 배분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 분권의 핵심은 지역의 권한과 지역 주민 주체의 형성이다. 자율과 협치 역시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와 자유로운 발언과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 정책적 토대가 되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핵심은 지역 주민 주체의 형성과 이를 위한 일상의 공론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의 공론장이 바로 마을미디어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이와 관련된 정책적 공약이 제시되어야 하고 또한 이러한 정책이 지역적 수준에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정당과 후보자 차원의 지역미디어센터 관련 정책 사례미디어센터와 관련 정책들을 주요 정당차원, 후보자차원에서 살펴보았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지역문화와 관련된 영역에 미디어센터 활동도 포함되지만, 여기서는 명확하게 지역영상문화라고 제시한 내용들만 포함하였다.  ① 중앙 정당차원 정책과 공약중앙정당 차원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만이 지역영상문화와 마을공동체미디어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정당공약내용더불어민주당○ 생활문화가 실현되는 참여형 지역문화실현작은영화관(실버극장) 확대○ 지역주민의 미디어 접근권 강화- 지역 미디어 허브로 지역미디어센터 활성화 - 지역 소통과 참여의 공간으로 공동체라디오 활성화○ 이용자 중심의 미디어복지 구현시청자 참여 방송프로그램 편성확대미디어교육의 활성화 지원정의당○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 거점 공간 마련지역 주민이 직접 만드는 풀뿌리 방송 활성화 지원의회 및 행정부서 회의 마을공동체미디어를 통한 생중계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 정책공약 중 미디어센터와 관련된 정책공약으로는 ▲생활문화가 실현되는 참여형 지역문화실현을 위한 작은영화관(실버극장)확대와 ▲지역주민의 미디어 접근권 강화를 위한 지역미디어센터 활성화와 공동체라디오 활성화 ▲이용자 중심의 미디어 복지 구현을 위한 시청자참여 방송프로그램 편성확대와 미디어교육의 활성화 지원을 선정했다. 세부 정책을 살펴보면 작은영화관은 지역의 작은문화관 시설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선정했다. 지역미디어센터 활성화는 지역미디어 허브로서 지역미디어센터를 지정하여 지역민의 지역미디어센터 참여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미디어센터 설립확대와 사업활성화를 위한 지원강화를 제정했다. 공동체라디오 활성화를 위한 세부공약으로는 공동체라디오의 출력증강, 진입·소유·편성 규정 정비와, 공적지원과 신규 허가 등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수립하는 것으로 했다. 시청자참여방송프로그램 편성확대는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과 유료방송에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편성 의무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독립적 심의위원회 운영과 방송사 자체심의 면제 등 시민 참여 방송 활성화를 포함했다. 미디어교육 활성화 지원으로는 미디어교육 근거, 미디어교육 지원을 위한 재원 확보 추진과 미디어 교육연구·개발·인력양성 등 미디어교육 활성화 종합 지원 방안 수립 그리고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미디어교육위원회(가칭)를 설립하는 내용이다.더불어민주당의 지역미디어센터 관련 정책은 전반적으로 미디어센터 관련 영역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영상미디어와 공동체미디어 활성화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공동체라디오의 경우 그동안 공동체라디오 활성화를 방해하는 문제점으로 제기해왔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다만 다양한 미디어 유형과 활동을 포괄하고 있는 마을미디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마을미디어 영역을 담아내고 있지 못한다.  정의당의 경우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다. 세부공약으로는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 거점 공간마련 ▲지역 주민이 직접 만드는 풀뿌리 방송 활성화 지원 ▲ 의회 및 주요 행정부서 회의를 마을공동체미디어를 통해 생중계 등이다. 세부 정책을 살펴보면 공동체미디어 활동 거점 공간 마련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 주민 생활지원시설과 문화시설을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했다. 지역주민이 직접 만드는 풀뿌리 방송 활성화 지원은 지자체 운영 인터넷방송국을 시민이 운영하는 방송국으로 단계적 전환, 지역 케이블 방송의 ‘우리마을 TV’ 프로그램 편성 및 주민 참여 지원, 공동체라디오방송국 설립 지원 등 우리 동네 방송국 활성화 지원이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미디어를 통한 생중계는 의회와 주요 행정부서 회의, 주민자치위원회 회의 등을 마을공동체미디어를 통해 생중계 하는 것으로 제시했다.정의당의 경우 지역미디어센터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지는 않고, 마을공동체미디어 영역을 중점으로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마을공동체미디어가 지역미디어센터, 공동체라디오방송,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미디어교육사업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러한 활동의 지역화가 마을공동체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② 지역 후보자 차원지역 후보자 차원의 정책공약은 아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아 자세하게 파악되지는 않는다. 다만 언론을 통해 제시된 공약을 중심으로 주요 공약의 흐름을 살펴보았다.지역소속정당공약내용경기도지사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미디어센터를 통한 콘텐츠 제작 지원- 시·군별 미디어센터를 마련해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체험하고 교육받을 기회를 확대○ 독립영화 활성화 -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경기도형 우리동네극장'도 운영서울시장(박원순)더불어민주당○ 지역미디어정책 수립 및 추진광주시장(나경채)정의당○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공동체라디오방송국 운영에 필요한 장비 그리고 컨텐츠 유통 등 마을미디어를 지원하고, 의회 및 주요 행정회의를 마을공동체미디어로 생중계 등 시청자 제작, 참여 프로그램을 활성화부산시장(오거돈)더불어민주당○ 아시아영화중심도시 부산 -‘서부산 영상미디어센터’ 설립 관악구청장 (박준희)더불어민주당○ 마을미디어지원센터운영인천 남구청장(김정식)더불어민주당○ 미디어파크 조성- 2022년 인천뮤지엄파크 건립 시점에 맞춰 기존 주안영상미디어센터, 마을방송, 지역 내 방송시설이 한데 모인 미디어파크(가칭) 조성을 추진충남도의원 (김원태)자유한국당○ 작은영화관 설립계룡시에 작은영화관 설립각 후보자들은 소속 정당의 정책방향에 맞춰 자신의 선거구 지역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경우 미디어센터 중심, 시설설립 중심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당 후보의 경우는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당 차원의 정책공약은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충남지역의 경우 작은영화관 설립을 후보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 주민이 제안하는 미디어센터 관련 정책 사례분권시대의 흐름에 맞게 지역의 여러 주체들도 미디어센터 관련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지역미디어센터와 관련한 정책의 수립과 시행의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의 주체들에게 정책적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다. 지역의 미디어관련 주체들이 상호소통하며 각 지역의 정책을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적 차원의 정책이 만들어지는 상향식 정책체계 역시 분권시대의 정책지향이다. 대표적인 정책제안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제안주체제안내용서울서울마을미디어 네트워크시민의 미디어 소통 권리로서 마을미디어 선언서울시 마을미디어조례 제정서울시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설립자치구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설립 지원동단위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마을미디어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마을미디어 행정체계 정비마을미디어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마련시민소통 플랫폼 구축기존 공동체 라디오 지원 확대 및 신규 공동체 라디오 신설 지원서울 강북강북정책연대강북구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설립주민센터 내 마을방송 스튜디오 설치전북전북마을공동체미디어활성화 네트워크광역자치단체장 –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센터 유치지역자치단체장 –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 지원조례 제정지역 주체들이 제안하는 사례들은 주로 마을미디어와 관련되어 있다. 또한 소수의 몇몇 단체가 제안하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관련 주체들이 연대해서 제안하고 있다.지방선거는 지역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미래를 견인해 갈 지역대표들을 선택하는 장이다. 원론적으로 본다면 지역의 미래는 후보자들이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주체가 바라고 원하는 미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의 주요 현안과 미래의 비전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의제들이 정당과 입후보자들 간의 정책경쟁의 중심을 구성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입후보자들이나 정당 중심이 아닌 지역의 주체들이 주인이 되는 정책이 제안되고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글_최성은 /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소장
  •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미디어센터 방향 수립을 위한 몇 가지 제언

    지난 4월 4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습니다”를 개최했다. 영진위는 사과문과 함께 사무국 직제 개편 및 인사, 미래설계TF 운영 결과, 2018년도 영화진흥사업 주요 변경 내용, 새 위원회 역점 추진 과제 등도 함께 발표했다. 본 원고에서는 4월 4일 기자회견 자료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진위의 영상미디어센터 관련 사업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영진위가 사과문에서 밝히고 있듯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과 “본령을 회복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의 구체적 내용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제언의 취지이다. .       제언1: 제언의 전제로서 첫 번째 제언 영진위 사과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영상미디어센터 운영지원사업의 배제 대상은 (사)한국독립영화협회와 (사)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미디액트)이다. 물론 영진위가 기자회견 이후의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굳이 언급하고 싶은 것은 피해당사자와의 충분한 소통의 필요성이다. 필자 역시 당사자들의 고통을 짐작하고 그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다만 당사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하고, 소통을 통해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밟아가길 바란다. 이 과정을 거쳤을 때에만 “피해 복원과 후속조치”를 위한 적절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제언은 필자가 뒤이어 제기할 제언의 반영과 실현에도 적용되는 전제라 할 수 있다. 제언2: "영화에 특화된 전국의 영상미디어센터의 영화를 활용한 활동을 지원"에 대해 미래설계 TF(이하 TF) 결과보고서 주요 내용을 정리한 자료는 영화문화․교육․향유 분야의 주요 개선과제로 “영화에 특화된 전국의 영상미디어센터의 영화를 활용한 활동을 지원”을 꼽고 있다. TF는 “영상문화정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지역영상문화정책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허브로서 정체성 강화”를 주요 개선 과제로 설정하면서, 지역미디어센터의 지원사업의 방점을 ‘영화’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미디어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문화진흥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지역미디어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다양한 정부산하 공공기관과의 고유성․차별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다. 단, 세부사업을 설계할 때는 매체 간 경계가 이미 사라진 디지털미디어의 기술환경 속에서 콘텐츠를 향유하고 직접 생산하고 있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처 간 협업과 중첩의 정책추진을 위한 행정혁신이 화두인 시대에 스스로 칸막이를 세우는 우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즉, 영진위는 영화와 관련 사업만을,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뉴스) 관련 사업만을,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방송 관련 사업만을 지역미디어센터 대상으로 지원하거나 협업하게 되는 퇴보된 정책전달체계를 설계하고 있지 않길 바란다. 미디어센터 관련 TF가 제시한 주요 개선 과제는 지역미디어센터의 허브로서 영진위의 역할에 대한 판단은 누락되어 있다. 지난 8년 여 동안 각지의 미디어센터를 지원하는 미디어센터로서 영진위 영상미디어센터가 수행해온 주요한 활동성과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판단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영진위가 운영하는 영상미디어센터인 서울영상미디어센터는 ‘서울’이라는 명칭과 무관하게 전국적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지역미디어센터를 아우르는 대표미디어센터로서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비전은 2012년 6월 26일 영진위와 독립영화 및 지역미디어센터 단체가 함께 한 ‘점검! 영진위 독립영화 정책 토톤회 : 독립영화전용관과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에서 제안되어 현재까지 유지되어 온 것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역미디어센터 외 다양한 지역의 영상문화 주체에 대한 지원, 그리고 주체 간 연계촉진(생태계구축)은 본 원고의 초점 상 그 중요성과 무관하게 생략한다. 다만, “지역영상문화정책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허브로서 정체성 강화’를 미래의 목표로 설정한 이상, 이를 실현하기 위해 활용․연계해야 할 내외부의 자원․동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제언3 : "현행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직영사업은 유지하지 않도록 함"에 대해 2018년 영화진흥사업 주요 변경 내용 부분에서는 “블랙리스트 문화검열 차원에서 변형되었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직영사업은 원래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라 밝히고 있다. TF 결과보고서 주요 내용을 정리한 자료에서는 “현행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직영사업은 유지하지 않도록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블랙리스트 문화검열 차원에서 변형되었던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원래 취지에 부합한 운영방식은 직영이 아님’이 된다. 이는 자칫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운영구조의 변경이 영진위 영상미디어센터 관련 피해 복원 및 재발 방지 방안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서울영상미디어센터를 직영이 아닌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것 자체로 혁신이 되진 않는다. 우리사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되, 더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방식으로 영화계와 소통하여 영진위의 미래전략과 정책․사업영역을 판단해야 한다. 이중 민간에 위탁할 사업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다음 단계이다. 또한 민간에 위탁할 과업의 세부내용과 민간위탁단체 선정기준 및 선정방식, 수탁단체에 대한 성과지표와 평가방식 등을 민간위탁의 목표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혁신의 디테일이 될 것이다. 요컨대 “서울영상미디어센터를 직영하지 않음”은 너무 이른 결론이다. 또 종합적이지 않은 단편적 결론이다. 어떤 면에서는 구체적이지 않아 더 많은 세부내용을 추가 채워야할 결론이다. 다만, 지역분권 및 지역영상문화생태계활성화의 측면에서, 지역 관련 사업은 지역주체에게 이관하라는 요청이 지속되어 온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사업 중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서울 ‘지역’의 주체에게 이관하고, 지역미디어센터를 지원하는 기능․역할에 집중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서울 지역 대상 사업과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지역미디어센터 대상 지원사업에 대한 향후 방안은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     문화체육관광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국가 문화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새 문화정책 준비단'을 운영하고 있고 5월 초 새 문화 정책의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계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약 9개월 간의 활동결과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4월 18일 '제도 개선 권고(안) 공개토론회'를 진행한다. 영진위 역시 내부 '영화진흥위원회 과거사 진상규명 및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제도적인 보완책을 강구할 것임을 밝혔다. 혁신을 위해 소통하고, 상호반영하며 연계해야 할 내용과 구조가 복잡다단하다. 아직 갈 갈이 멀다. 다만, 영진위도 영화계(민간)도 치열하게 소통하고 작은 합의를 도출하여 함께 협력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다음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2019년에는 미래에 대한 더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그 출발선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서게 되기를 기원한다.

    글_허경 /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
  • 미디어센터의 성평등문화를 위한 좌담회

    2009년 12월 31일, ‘좀 더 성(性)인지적인 미디어센터를 만들기 위한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등 3개의 미디어센터가 함께 발간한 이 보고서의 연구팀(김지현, 김효정, 이진행, 재연, 수수)은 서문에서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누구나 누려야할 보편적 권리로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와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디어센터는 이러한 젠더 간 불평등을 바로잡을 의무와 함께, 또한 그러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커다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0년 여가 흘러, 다수의 용기있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의 실상에 대해 고백하고 폭로하는 최근, 지역미디어센터의 성평등문화에 대해 돌아보는 성찰적 계기를 만드는 것도 ‘함께 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좌담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진행 : 허경(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 참석(가나다 순)- 김수경(서울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사업개발팀장)- 김수목(미디어교육 강사/독립영화감독)- 김수연(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정책기획실)- 문연옥(수원미디어센터 커뮤니티지원팀)• 배석- 곽서연(영화진흥위원회 서울영상미디어센터)- 김예은(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영상문화지원실)#좌담회 소개■ 허경미투(#MeToo)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 개의 사안에 대해 차분히 고민할 틈도 없이 새로운 폭로가 나온다. 주변사람들과 얘기하며 배우기도 하고 고민도 생긴다. 차분히 우리진영에 대해 얘기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어서 좌담회를 급히 제안 드렸다. 몇 곳의 미디어센터에서 스태프로 일하신 문연옥 선생님, 독립영화감독이자 미디어교육 강사로 활동하시는 김수목 선생님,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에서 스태프 네트워크 사업을 하실 김수연 선생님, 그리고 미디액트에서 오래 일하셨고 지금은 서울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일하시는 김수경 선생님을 모셨다. 각자의 미디어센터 관련 역할이 조금씩 다르니, 이런저런 경험과 고민을 함께 얘기해보자.#10년 전_보고서 #10년 후_지금_미디어센터■ 허경보고서를 다들 보셨는지?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문연옥보고서에 있는 체크리스트는 지금도 여전히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10년 전의 내용이 현재도 적용되는 거니까, 바뀐 게 없는 것 아닐까? 놀랐다.■ 허경사실 전미협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미디어센터의 성평등에 대해 함께 고민한 적이 없는 게 사실이다. 보고서가 나온 게 2009년이고,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이하, 전미협)는 2010년 5월에 출범했다. 당시에는 미디어센터도 적었고, 센터 간에 교류가 지금처럼 활발하진 않았던 것 같다. 전미협도 올해 총회에서 정관에 성평등 관련 내용을 추가하고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자고 처음 얘기했다. 당시에 비해 여성 센터장과 사무국장이 몇 분 생겼다는 것 정도.■ 문연옥실무자급은 여성이 많지만, 관리자급은 대부분 남성.■ 김수연    여성스태프들이 많은 것에 비해 근속연수가 길지 않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문연옥    대부분의 미디어센터가 위탁시설이고 위탁이 변경되었을 때 고용이 당연히 보장되지 않으니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게 중요한데, 5년 일 했을 때 내가 뭐가 되어있을까라고 생각하면, 바뀌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미디어센터나 업무가 싫은 것이 아니라 상황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힘든 거 같다.■ 김수경    미디어센터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원인인 것 같다. 내가 일하는 센터는 현재 60명 정도 되는데,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을 가거나, 단축근로를 할 수 있다. 물론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거다. 조직의 규모가 작으면 일의 양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대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거다. 미디어센터는 일의 특성도 분야별로 전문화되어있어서 더욱 어려울 수 있겠다.■ 문연옥    업무 관련 매뉴얼 없이 스태프들의 개인기로 업무로 많이 처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개인의 역량에 기대면 그 사람이 빠졌을 때 대체가 불가하다.■ 김수연    규모가 작으니, 당연히 매뉴얼화 되기 어렵고, 관계 위주로 흘러가게 된다. 규모가 되지 않는 한, 가이드 정도는 만들 수 있어도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을 거다.■ 문연옥    미디어센터에 대한 업무 매뉴얼을 전미협에 만들어서 스태프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그 내용 중에 성평등과 관련된 것도 포함시키고.■ 허경       미디어센터의 조직이나 업무의 특성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고려해서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올해 전미협 목표 중 하나가 일종의 ‘표준’을 만드는 거다. 가치와 형식을 포함하는 좋은 의미의 ‘표준’.■ 김수경    서울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광역지원센터라서 서울시, 자치구센터, 마을현장과의 정책순환체계를 고려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 자치구센터에는 마을 현장과 직접 만나는 정책지원 활동가들이 있다. 매뉴얼을 만든다면 현장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거고, 그걸 위해서는 현장의 의견이나 특성들이 반영되어야 할 거다. #미디어교육_성평등■ 허경       미디어교육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자. 어떤 문제가 있을까?■ 김수목    문제라기보다, 보고서를 보면서 성평등에 대한 인지가 없었구나... 생각했고 놀라웠다. 센터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함께 기획을 한 적도 많은데 보고서에 있는 체크리스트나 질문들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확인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제도교육의 혜택을 못 본 여성들, 여성노동자들 대상 교육을 할 때 참여자의 다른 특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했지만, 여성이라는 조건을 고려한 기획과 운영이 부족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 보고서를 함께 만든 익산센터와 미디액트에서는 여성미디어교육을 할 때는 이런 고민이 좀 더 있었던 거 같다.또 사실, 강사들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강사의 처우나 활동조건이 워낙 불안정하고 취약하다 보니, 주로 여성만 지속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여성강사를 수강생들이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남성 어르신 교육을 할 때 남성강사나 스태프의 권위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성감독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여성강사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 그러니까 편하게 생각한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닌거다.■ 허경      노인미디어교육은 어떤가? 일반화하는 건 조심해야겠지만 어르신들의 문화가 남성중심일 수 있을 텐데.■ 문연옥   성북의 경우, 일부 어르신 동아리는 여성 중심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통 여성이 리더십을 가지려면 ‘기센여성’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뭔가 계속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거다. 실제로 어르신들이 저한테는 ‘문양’이라고 부르고 남성스태프에게는 직책을 부르는 거다. 그래서 똑같이 직책을 불러달라고 말씀드렸다.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여성에게는 성적인 호칭을 남성에게는 사회적 호칭을 부르는 건 문제라고 말씀드렸다. 결국에 저한테도 ‘주임’이라고 부르셨고 태도도 달라졌지만, 왜 나는 계속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걸까라고 생각하니 슬펐다. 나는 계속 ‘기센여성’이 되어야 하는 거다.■ 김수연    호칭 문제는 다반사인 거 같다. 강의하러 들어갔는데 여성감독님한테는 ○○씨, 남성 보조강사에게는 선생님이라고 한다더라. 수강생 한 분 한 분과 얘기하고 설득하기는 어려우니 교육시작 전에 공지를 한다거나 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강사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에너지를 추가로 써야 하고 교육자체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여력을 잃게 되는 거다. 센터나 조직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김수목    저도 첫 수업 들어가면 호칭정리부터 한다. 어르신들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하시는 경우도 많아서, ‘~님’ 이렇게 부르는 걸로 약속을 한다거나.■ 김수경    젊은 활동가였을 때 굵직하고 큰 교육의 강사로 명망이 있는 남성 감독들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디어센터 스태프들은 여성이 많았고 주류 영화 감독들은 남성이 많았는데, 교육 끝나고 함께 뒷풀이 가면 음담패설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때 그런 대화 속에 성추행이 있었겠구나 생각한다. 그런 가이드가 필요할 것 같다.■ 김수목    미디어교육도 사회운동과 흐름을 같이 하는 거 같은데, 고령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노인미디어교육이 많이 확장된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여성이나 성평등의 문제가 늘 옆에 있었지만 깊이 고민되지 못했다. 최근 미투운동을 계기로 미디어센터에서도 노인미디어교육과 성평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허경      미디어센터의 특성상, 노인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앞으로도 많아질 거다. 미디어센터 차원에서 미디어교육 참여자들에게 성평등과 관련한 운영규정 같은 것을 설명해주고 함께 약속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스태프도 강사도 여성이 많으니, 이건 당장에 진행해야 하고, 당장에 할 수 있는 거겠다.■ 김수연    두 축이 필요할 거 같다. 일하는 스태프와 교강사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 이것은 공표를 해야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토론 프로그램 같은 것도 필요할 거다.■ 김수경    그런 가이드를 만들고 적용할 때, 그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그 지역이나 대상의 특성도 고려해야 할 거다. 인식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라서 공감대를 넓혀가기 위한 현실적인 내용과 방법이 필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작더라도 함께■ 허경       김수경팀장님이 접근방식을 말씀해주셨다. 좀 더 얘기를 해보자. 어떤 것부터 해야 할까? 어떤 태도로 시작을 준비해야 할까?■ 김수경    성평등의 문제가 물리적인 성별만을 구별해서 얘기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과 태도가 점검되는 게 적절해 보인다. 또 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성인지와 동네 아저씨에게 바라는 성인지가 다를 수 있을 거라서(웃음) 각자의 현장에서 성평등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김수연    성폭력의 여러 사건이 드러나고 미투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피해자도 위계가 나눠지기도 하는 거 같다. 이번을 계기로 가해자를 발본색원하자는 접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디까지를 피해로 인식하는지 감수성을 점검해보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미디어센터는 특히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니까 그런 게 더 필요할 거다.■ 문연옥    내 경우에는 외모평가는 워낙 많이 받아서 익숙하게 대충 넘어가기도 하는데, 다른 스태프들은 나하고 달리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거다. 그래서 내가 그런 말 하는 분한테 그러지 말라고 하기도 애매할 때가 있다.■ 김수경    ‘네가 불편하지 않다고, 후배들도 안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한 선배가 얘기해주더라.■ 김수연    나이 위계도 있어서 지위가 낮아도 권력이 있는 경우가 있다. 나한테 동의를 구하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편안하게 반말을 한다든지. 이제 막 진입한 나이 어린 스태프들은 그런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당사자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되, 목격자로서의 태도가 필요하다.■ 김수경    남성들이 과도하게 미안해하거나, 많이 불편해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자주본다. 남성 일반을 폄훼하거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테니 말이다.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필요할 것 같다.■ 허경       우리가 함께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각 센터마다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거고. 이것을 함께 감당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응원하는 것이 필요할 거 같다. 미투운동이 전체 사회적 수준에서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미디어센터에서 작은 시도를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서로 공감대를 갖고, 미디어센터라는 구체적인 공동체에서 질문과 고민을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할 거다. 함께 좀 더 불편해지자는 결심을 갖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 김수연    미디어센터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으로써, 표현의 자유도 중요한 가치이다. 동시에 성평등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감수성을 함께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첫 발을 내딛는 게 필요한 것 같다.■ 허경       그래서 이걸 함께 하게 될 경우, 함께 하는 센터, 함께 하는 스태프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방법을 찾고 서로 응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편해지는 일이고 그래서 분명히 각자는 힘들어 질거니까. 그리고 각 센터의 선배, 책임자 등의 공감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야할 얘기,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전미협 차원에서, 그리고 개별센터 차원에서 작더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 모이신 분들께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또 모여서 공유하자. 오늘 참석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좀 더 성(性)인지적인 미디어센터를 만들기 위한 연구‘보고서 다운로드: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https://www.mediact.org   

    글_미디어스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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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서비스이용 : 이용자가 단말기를 이용하여 미디어센터의 주전산기에 접속하여 미디어센터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는 것
  • 7. 운영자 : 서비스의 전반적인 관리와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미디어센터에서 선정한 사람.
  • 8. 이용신청 : 미디어센터가 정한 별도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서비스이용을 신청하는 것.
  • 9. 해지 : 미디어센터 또는 이용자가 정상 서비스 개시 후에 그 이용계약을 해약하는 것.
  • 910. 연회비 : 정회원가입 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하여 미디어센터와 이용자간의 계약기간에 따른 비용을 말함 (연회비 면제가 되는 경우는 영상문화센터가 정하는 내규에 따라 적용 받음)
  • ② 이 약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전항에서 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래관행 및 관계법령에 따릅니다.

제 2 장 총 칙

제5조 (이용계약의 성립)

  • ① 이용계약은 이용자의 이용신청과 미디어센터의 이용승낙에 의하여 성립됩니다.
  • ② 이용계약은 이용자ID 단위로 체결합니다.
  • ③ 제 1항의 규정에 의해 이용자가 이용 신청을 할 때에는 미디어센터가 회원 관리 시 필요로 하는 사항을 필히 입력해야 합니다.
  • ④ 회원정보는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하지만, 회원 아이디(ID)는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작성시 주의해야 합니다.

제6조 (이용신청)

  • ①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자(개인 또는 단체)는 미디어센터가 지정한 양식에 따라 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서 정회원가입 신청을 해야 합니다.
  • ② 미디어센터는 이 약관의 주요 내용을 이용신청고객에게 고지하여야 합니다.
  • ③ 이 약관에서 별도로 정한 경우에는 필요 서류를 첨부하여 이용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제7조 (이용신청의 승낙)

  • 미디어센터는 제 6조의 규정에 의한 이용신청에 대하여 업무수행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접수 순서에 따라 이용신청을 승낙합니다.

제8조 (이용신청에 대한 불승낙과 승낙의 보류)

  • ① 미디어센터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이용신청에 대하여는 승낙을 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 1. 타인 명의의 신청
  • 2. 허위의 신청이거나 허위서류를 첨부한 경우
  • 3. 기타 이용신청고객의 귀책사유로 이용승낙이 곤란한 경우
  • ② 미디어센터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이용신청에 대하여는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는 승낙을 보류할 수 있습니다.
  • 1. 설비의 여유가 없는 경우
  • 2. 기술상 지장이 있는 경우
  • ③ 미디어센터는 전항의 경우에는 이를 이용신청자에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통지하여야 합니다.

제9조( 계약 해지)

  •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이용자 본인이 직접 온라인, 전화, 팩스, 메일 등의 방법을 통해 미디어센터에 해지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제 3 장 서비스이용

제10조 (서비스 이용시간)

  • ① 서비스의 이용은 미디어센터의 업무상 또는 기술상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연중무휴, 1일 24시간을 원칙 으로 합니다. 단, 미디어센터가 정기점검 등의 필요로 사전에 공지하여 정한 경우 또는 설비의 장애, 서비스 이용의 폭주 등 불가항력 사항으로 인하여 서비스 이용에 지장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서비스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제한할 수 있습니다.
  • ② 미디어센터는 제공하는 서비스 중 일부에 대한 서비스 이용시간을 별도로 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그 이용 시간을 사전에 회원들에게 공지 또는 통지합니다.

제11조 (서비스 이용에 따른 이용자ID의 관리)

  • ① 이용자ID 및 비밀번호의 관리 및 이용은 이용자의 책임으로 합니다.
  • ② 미디어센터는 이용자ID에 의하여 게시판 관리 등 제반 이용자 관리업무를 수행하며, 미디어센터가 인정할 수 있는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이용자는 이용자ID를 변경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
  • ③ 이용자에게 통보된 이용자ID 및 비밀번호에 의하여 발생되는 서비스 이용상의 과실 또는 제3자에 의한 부정 사용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용자에게 있습니다. 단, 미디어센터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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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조의2 (전자우편주소의 무단 수집행위 등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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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조의2(벌칙)다음 각호의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60조제4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술적인 조치를 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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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조의2의 규정을 위반하여 전자우편주소를 수집,판매,유통또는 전송에 이용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