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3년 간의 시도와 성과

글_박민욱_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

지난 해, 12월 8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한국영상문화제전2017’에서 지역미디어센터 대상을 수상한 곳은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다.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는 여러 지면에서 소개된 적이 있지만, 기존의 지역미디어센터와 무엇이 다르고, 어떤 성과들이 있는지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입’을 통해 들은 적은 거의 없다. 박민욱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에게 ‘대놓고 자랑해달라’고 요청해 보았다. 



미스 :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박민욱 :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이하, 성북센터)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최초의 마을미디어지원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4년에 ‘아리랑시네센터’로 시작해서 민선6기 출범 이듬해인 2015년 1월 명칭을 변경하여 개관했습니다. 성북센터는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없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설립하였고, 마을미디어지원센터로 전환할 때도 그랬습니다. 근데... 이거 지난 해 미디어스코프 6월호 제 원고에 다 있는데요... 

미스 : 맞아요. 근데 성북센터가 뭐가 ‘우수’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한국영상문화제전2017에서 미디어센터 대상을 받으셨잖아요? 그래서 이 인터뷰는 그걸 밝히는 게 목적입니다. 지난 원고는 링크를 걸어 드리죠. 

A와 B 사이, 마을미디어지원센터라는 첫 경험




미스 : 바로 본격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왜 성북센터가 ‘대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세요? 심사자료를 제출하실 때 어필하신 초점이 뭐였나요?

박민욱 : 사실 저도 그 자료를 만들면서 더 정리가 되었어요. 내년에는 센터들이 한국영상문화제전 미디어센터 대상 공모에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정리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받았으니까..(웃음)

미스 : 그럼 대놓고 자랑해 주세요. 3가지만.

박민욱 : 센터대상 제출자료 작성하면서, 저희가 판단하는 성과를 적긴 했지만, 한계도 명확하게 적었고,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밝히려고 노력했어요. 그니까.. 제가 하는 자랑은 현재 수준에서 성과 또는 의미를 자랑하는 것이에요. 더 많은 과제를 전제하는 겁니다. 

‘주민주도의 운영’이 첫 번째에요. 
현재 마을미디어 조례가 있는 건 아니라서, 공식 운영위원회는 없지만, 47개 지역단체들로 구성된 ‘동북마을미디어네트워크’의 운영위원회가 사실 상 성북센터의 운영에 대해 결정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게 완벽하게 굴러간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주민모임/주민단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난 3년간 노력해왔다는 겁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토론하고 결정해 왔어요. 처음에는 몇 시간이 걸려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합의’가 되고, 그 합의가 ‘기준’이 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성북센터는 ‘상업적 목적’으로는 지원하지 않는데, 무엇이 상업적인지에 대해 몇 번의 사례를 통해 서로 토론하고 합의해 온 거죠. 
이 과정에서 열심히 참여하고 토론하고 활동하는 단체가 자연스럽게 신뢰받게 되고, 영향력을 가지고 되더라고요. 기존에 지역의 ‘운동단체’가 주도하는 방식이었다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과정을 건너뛸 수도 있었겠지만, 센터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주민과 주민모임이 성장하여 주도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공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스 : 행정이나 의회에서 요구하는 성과가 있었을 텐데요..

박민욱 : 센터가 하는 일이, 현재의 상황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이죠. 물론, 어려운 일이고, 잘 설득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주민들이 천천히 성장하는 것처럼, 행정이나 의회도 천천히 이해하고 지지하고 협력하게 되겠죠. 




미스 : 두 번째 자랑 부탁드립니다.

박민욱 : 저는 지역미디어센터가 다른 주민지원시설과의 차별성 또는 고유성을 가지는 것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예술교육, 생활문화활동, 청소년활동 등 지역미디어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목표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공동체 구성원과 함께 소통하고, 공동체나 그 지역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실 거의 비슷해요. 그니까, 두 번째 자랑은 ‘콘텐츠 생산 중심의 운영’입니다.

교육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동아리를 만들고, 동아리가 지속되면서 콘텐츠 만들어지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구분되고 따로따로 진행되면, ‘콘텐츠를 만들어서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주체’를 만나기가 어려워요. 아니면, 너무 오래걸린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아요. 마을미디어를 하기 위해 모인 단체들 말고도 이미 많은 주민들의 모임이 있어요. 좀 서툴러도 우선 콘텐츠를 만들게 도와 드렸어요. 그래서 다 맞춤형지원이에요. 어떤 팀은 ppt로만 영상물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어요. 단, 무조건 약속을 받았어요. 반드시 콘텐츠를 만드셔야 한다고. 그리고 참여하시는 주민분들에게 PD, 작가 등의 위상을 드려서 스스로를 제작자로 생각하실 수 있게 했어요. 이렇게 했더니, 콘텐츠가 양적으로 늘었어요. 

또 본인의 관심사, 본인의 주장에 더해, 다른 주민들의 얘기를 함께 다뤄보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라디오방송이면 ‘게스트’를 꼭 모셔서 방송해달라고 했고요. 이렇게 되면, 콘텐츠도 늘지만,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계속 늘어요. 출연도 중요한 참여니까요. 이런 힘들이 모여, ‘마을은 지금’이라는 토론 프로그램이 만들어 졌던 거 같아요. 지역 이슈나 현안을 다루는 주민PD가 많이 생겼거든요. 현안을 다루기 시작하니, 이제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반론하고 싶은 사람도 늘어 났고요.(웃음)


미스 : 두 번째 얘기를 더 많이 듣고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지면의 한계가 있으니, 바로 세 번째 자랑으로 넘어 가겠습니다. 디지털미디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냈고, 다른 주민지원시설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하셨다는 것은 인정하는 것으로요.(웃음) 

박민욱 : 한 가지만 더 얘기하면, 이렇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주민참여예산으로 만든 ‘마을스튜디오’입니다. 기존 지역미디어센터의 스튜디오의 틀을 깨고, 접근성을 확 낮춰서 설계되었는데, 이게 보다 쉽게 콘텐츠 생산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미스 : 네, 성북센터의 마을스튜디오는 구축과정도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설계과정에 참여한 것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 주민주도적인 설립과정이 주민주도운영과 콘텐츠중심의 운영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박민욱 : 그.. 그렇죠..


미스 : 다시, 세 번째 자랑을 부탁드립니다. 

박민욱 : 독자적 유통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세 번째입니다. 앞에 두 가지 자랑과 마찬가지로, 역시 현재 유통플랫폼인 ‘성북마을TV’는 진화 중입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지역미디어센터 활동의 프레임을 보면, 미디어교육을 하고 제작지원을 해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통해 방송하는 것이 주였어요. 물론, 정책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또 지역미디어센터에 대한 지원 역시 제지라 걸음을 하면서, 온라인 유통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웠던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 콘텐츠가 어떻게 지역민들에게 전달되게 할 것인지에 대한 시도와 고민이 부족했어요. 특히, 영상콘텐츠는 더욱 그런 거 같아요. 라디오(오디오)콘텐츠는 공동체라디오방송국들의 경험을 통해 상대적으로 시도가 많았던 것 같고요. 특히, 시민이 직접 만든 영상콘텐츠는 뉴스 외에도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도 많기 때문에, 지역미디어센터의 영상문화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를 더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취지에서 성북센터 웹사이트 구축도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고요.

또 성북마을TV에 업로드되는 영상들은 지역케이블, 지상파 등 다른 채널로도 확산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상들을 항상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활동의 동기부여도 되고, 아카이빙도 되는 거 같더라고요. 주민제작자들이 지역 현안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며 만나는 다른 주민들에게, “성북마을TV 가서 보시면 돼요” 라고 얘기를 할 수가 있으니까요. 지역미디어센터는 반드시 편성과 송출의 기능을 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은 실시간방송이 트랜드인 상황에서, 이 기능을 해내지 않으면, 주민들의 활동을 촉진하기도 어렵고, 다른 채널로의 확산도 어려워요. 채널로의 확산을 위한 정책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는 저수지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은 부족하고 초보적이지만, ‘온라인 방송국’형태의 독자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건 성북센터의 큰 강점입니다. 




미스 : 네 감사합니다. 자랑하실 게 더 많겠지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추가로 부족한 점 세 가지, 또는 앞으로의 과제  세 가지를 간단하게 얘기해주세요. 

박민욱 : 부족한 점, 과제.. 엄청 많은데요.. 지금까지 말씀드린 성과들을 더 심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최근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는, 마을공동체활동을 하는 분들의 연령이나 성별이 좀 제한적입니다. 이건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도 한 거 같아요. 여러가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제작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더 많은 분들이 보고 피드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특히, 청년들이 지역미디어센터의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갈 수 있도록 시도하려고 합니다. 또 성북센터는 성북구의 서쪽에 있어서, 동쪽에 계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오시기 어려워요. 그래서 성북구 동쪽에 있는 돌곶이생활문화예술센터와 연계해서 사업을 추진해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스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제가 생각하는 성북의 과제는, 더 많이 자랑하고 알리고 질문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내는 것 같아요. 물론 많은 곳에서 성북센터 견학을 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성북의 시도와 고민을 공유하는 게 필요할 듯요. 한국영상문화제전2017 최우수센터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박민욱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